가상화폐 거래 가장해 현금 9억 원 가로채 달아난 일당 검거

차량에서 현금 건네받고 그대로 도주
"테더코인으로 바꿔주겠다" 속여

인천 중부경찰서 전경. 인천경찰청 제공

가상화폐 거래를 가장해 9억 원이 넘는 현금을 받아 가로챈 뒤 달아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20대 A씨 등 20·30대 남성 6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A씨 등은 전날 오후 4시쯤 인천 동구 송림동 길거리에 세워진 차량 안에서 B씨로부터 현금 9억6,615만 원을 가로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현금을 주면 현장에서 테더코인으로 바꿔 전자지갑에 입금해 주겠다"고 속여 현금을 건네받고 확인하던 중 문 옆에 앉아 있던 B씨를 차량 밖으로 밀친 뒤 그대로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테더코인은 개당 가격이 1달러에 고정된 스테이블 코인의 하나다.

경찰은 "지인 소개로 알게 된 사람들에게 가상화폐를 싸게 사려고 현금 10억 원을 줬는데 차량을 타고 도주했다"는 B씨의 신고를 받고 추적에 나서 이날 새벽 A씨를 제외한 나머지 일당 5명을 인천 일대에서 차례로 체포했다. A씨는 전날 현장에서 차량에 타지 못하고 B씨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A씨 일당으로부터 피해금을 모두 회수했다. 경찰은 A씨 일당을 상대로 구체적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일당이 실제로 테더코인을 갖고 있었는지, B씨 자금 출처가 어디인지 등을 확인 중"이라며 "최근 가상화폐를 싸게 판다거나 가상화폐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돈을 가로채는 사기 사건이 잇따르고 있으나 유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