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집단행동 강대강 매치…2000년 의사 면허 정지 재연될까
2000년, 2014년 의사 파업 도마 위
김재정 전 의협회장 업무방해·의료법·공정거래법 위반 유죄
전공의 행정명령 불이행 ‘송달’부터 관건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정부의 의과대학 2000명 증원에 대한 대한의사협회(의협)의 반발과 전국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이 현실화하면서 2000년 의약 분업, 2014년 원격 진료를 두고 벌어졌던 의사 파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실제 면허정지까지 이어진 사례는 한건에 불과하지만 보건복지부는 물론 법무부와 경찰, 검찰까지 강경 대응 기조를 밝히면서 의사들이 대거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신현호 의료전문 변호사(법률사무소 해율)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재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이론적으로 업무방해, 업무방해 교사가 될 수 있다. 정부의 업무유지 행정명령 거부, 진료 거부 등 혐의도 된다”며 “기존 파업 사례에서 정부와 의사들이 일정 부분 타협해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것일 뿐 수사 기관의 의지에 따라 충분히 형사 처벌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00년 의사 파업을 주도한 김재정 전 의협회장은 의료법 위반, 공정거래법 위반, 업무방해 혐의가 모두 인정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정부가 의사 집단행동과 관련해 언급하는 혐의들이다. 김 전 회장의 의사 면허는 2006년 취소됐다.
당시 2심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이)수회에 걸쳐 휴업 동참 공문과 투쟁 지침을 전달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휴업 동참 여부 서명을 받았다. 휴업을 강요해 의사들의 사업 활동을 제안한 행위는 의료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침해한다”며 “목적이 국민건강 증진이라 해도 결과적으로 국민 생명과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집단휴업이라는 점에서 결코 정당한 행위가 될 수 없다”고 적었다.
반대로 2000년 의사 파업과 비교해 현재 상황은 다른 점이 많아 처벌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없지 않다. 2014년 파업을 이끌었던 노환규 전 의협회장의 경우 파업에 관한 온라인 투표를 거쳤고, 자발적인 휴업이었기 때문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행정명령 불이행 또한 쟁점이 많다. 정부는 업무유지명령 등 각종 행정처분을 내리고 이를 거부할 시 법적 처벌도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효력 발생 시점부터 관건이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전국 전공의들에게 진료 유지 명령을 내렸고 일부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에 대해서는 업무 개시 명령을 전달한 상태다.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과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에게는 집단행동 교사를 이유로 면허정지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김경수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현재까지 업무개시명령 불이행을 처벌한 판례는 없다. 행정처분인 업무개시 명령이 당사자에게 적법하게 송달됐는지부터 입증해야 한다”고 했다. 송달은 정부가 당사자에게 행정처분을 내린 뒤에 이를 알리는 과정이다. 2020년 전공의 집단행동 당시 전공의들은 업무개시 명령이 송달되지 않도록 휴대전화를 끄는 등 방식(블랙아웃)으로 대처한 바 있다. ‘집단 사직’ 형태라는 점도 문제다. 김 변호사는 “업무개시 명령 효력 발생과 별개로 전공의들의 사직이 이미 인정돼 근로계약이 해지된 상태라면 개시·수행해야 할 업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오히려 블랙아웃이 송달의 근거라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의료전문 변호사는 “휴대전화를 끄는 것은 행정명령을 전달받지 않겠다는 ‘고의성’이 드러나는 행위”라며 “사실상 행정명령이 송달될 것이라는 점을 인지한 것이기 때문에 효력이 발생할 수 있다. 면허정지, 영업정지까지는 가능하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또 “전공의들의 행동이 업무방해죄가 성립된다 해도 의협 지도부가 이를 ‘교사’했다고 볼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라며 “범죄를 실행할 결의를 생기게 하는 정도의 행위인지, 이미 범죄(업무방해)를 실행하려고 마음 먹은 전공의에 대해 교사 행위를 한 것이라 볼 수 있는지 등 세세한 부분이 모두 쟁점이 된다”고 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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