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몰래 239차례 배달 주문 취소한 알바생.."쉬고 싶었다"

배달앱 '영업 임시 중지' 상태로 바꾼뒤 휴식
식당 536만원 피해.. 1심서 집유 2년 선고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업주 몰래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내 영업상태를 조작해 주문을 받지 않거나 상습적으로 배달 주문을 취소한 20대 아르바이트생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3단독(김주영 부장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알바 쉬고싶다는데 출근하라고 해서..."

A씨는 지난 2021년 3월1일부터 7월26일까지 부산 해운대구와 금정구 소재의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근무하며 업주 몰래 239차례에 걸쳐 배달 주문을 취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의 상습적인 주문 취소로 음식점은 536만8300원 상당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A씨는 배달 앱을 조작해 60차례에 걸쳐 약 42시간 동안 매장 영업 상태를 '영업 임시 중지'로 바꾼 뒤 휴식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업 임시 중지'는 주문이 몰리거나 예정 시간보다 오픈이 늦어지는 경우 등 식당 사정에 따라 배달 앱 주문 접수 채널에서 설정하는 기능이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시 몸이 좋지 않아 병원 치료를 받으며 B씨에게 알바를 쉬고 싶다고 했지만 출근하라고 해서 '영업 임시 중지' 설정을 하고 쉬었다"면서 "당시 기간은 한 달 정도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씨는 배달 주문 취소와 관련해 "손님이 전화해서 주문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하거나 음식 재료가 상하거나 없을 때, 그리고 혼자서 근무하는 데 배달이 너무 몰릴 경우, 배달 불가 지역이거나 블랙리스트인 경우, 날씨가 안 좋을 때 주문을 취소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 "식당의 신뢰 훼손.. 피해 상당"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이를 소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B씨에게 이 같은 사실을 보고한 자료도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A씨가 정당한 사유로 배달 주문을 취소한 것으로 도저히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 업주의 승낙이 없었음에도 영업 상태를 임의로 조작하고, 주문 취소와 관련된 사실을 업주에게 보고한 적도 없다"며 "빈번한 '영업 임시 중지' '배달 주문 취소' 등은 피해자의 식당에 소비자 일반의 신뢰를 크게 훼손시키는 것으로 범행에 따른 피해가 상당히 크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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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