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극·첫 액션…이종원, 부단한 노력으로 피운 ‘밤에 피는 꽃’[MK★인터뷰①]
배우 이종원이 ‘밤에 피는 꽃’으로 연기력을 활짝 피웠다. 다채로운 에피소드와 유쾌한 볼거리로 호평 받은 MBC 금토드라마 ‘밤에 피는 꽃’에서 박수호 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이종원은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 사이에서 통통 튀는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진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다.
17일 인기리에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밤에 피는 꽃’은 밤이 되면 담을 넘는 십오 년 차 수절과부 여화(이하늬 분)와 사대문 안 모두가 탐내는 갓벽남 종사관 수호(이종원 분)의 담 넘고 선 넘는 아슬아슬 코믹 액션 사극이다.
“드라마가 생각지도 못한 너무 큰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처음 겪어보는 시청률을 겪고 있어서 종영이 실감이 나질 않는다. 너무 빨리 지나가버린 느낌이다. 지금도 많은 부분에서 실감이 안 나고 있다. 드라마에 대한 반응이라든지 사람들에 대한 인지라든지, 실감이 잘 안 나는 것 같다.”
지난 1월 12일 첫 방송된 ‘밤에 피는 꽃’은 최종회를 앞두고 최고 시청률 13.1%(닐슨 코리아 제공, 전국 가구 기준)까지 치솟으며 금토드라마 최강자의 위엄을 뽐냈다. 이는 같은 방송사의 지난해 인기작인 ‘연인’의 최고 시청률(12.9%)를 뛰어넘는 숫자이기도 하다.
“사실 (최고 시청률까지 찍게 된) 비결이라 하면 저희 ‘밤에 피는 꽃’이라는 드라마가 어떤 연령대나 아니면 어떤 시간, 어떤 기분으로 봐도 굉장히 즐겁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이런 진지한 모습도 있지만 그 와중에 또 코믹함과 그리고 또 그러다가 중간중간에 있는 액션도 있고, 로맨스까지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밤에 피는 꽃’에 스며 들게 되는 포인트가 있었던 게 아닐까. 마냥 무겁지만은 않은 드라마였다고 생각한다.”
극중 이종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검술 실력의 소유자이자 무과 장원 급제 출신인 금위영 종사관 박수호 역으로 등장했다. 함정 수사 중이던 그가 조여화(이하늬 분)와 우연히 마주친 후 팽팽하게 자웅을 겨루는 장면은 첫 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연히 부담감이라는 거도 없지 않아 있었다. 부담감은 리딩하면서 금세 사라졌다. 워낙 선배님께서 친구처럼 잘 대해주셔서 긴장감과 서로 얼어있는 게 금방 풀렸던 것 같다. 그래서 그 이후로 이제 더 수호와 여화의 합이 더 잘 맞았던 것 같고 저도 조금이라도 더 편한 마음으로 합을 맞출 수 있었다.”
이종원에게 ‘박수호’의 첫인상은 ‘나와 정반대인 캐릭터’였다. 때문에 걱정도 있고 의구심도 들었다. 수호에 대해 이해하고 알아가는 단계를 거치면서는 수호의 단단한 모습이나 직진하는 모습 등을 깨닫게 되면서 수호 안에서의 ‘이종원’을 발견해나갔다. 그렇게 이종원 표 ‘박수호’가 완성됐다.
“캐릭터를 구축해나가면서 제가 몰랐을 뿐이지 저한테도 그런 고집 센 면이 있고 직진하는 모습도 있고 단단한 모습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수호를 연기하게 되면서 그런 모습들을 찾는 게 일단 주가 됐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찾아서 키우는 게 수호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었다. 그 찾아가는 과정이 즐거웠던 것 같다. 제 안에 이런 갖가지의 모습들을 발견하고 만들어 나아가는 게 재밌었다.”
‘목소리’로 캐스팅이 됐다는 이종원은 사극톤을 맞추는 부분에서 난항을 겪은 적도 있다. 특히 사극의 경우, 톤 차이에 따라 캐릭터의 색깔이 극명하게 갈릴 수 있기 때문에 중심을 잘 잡아가는 게 중요했는데, 자꾸만 튀어나오는 ‘사투리’가 복병이 된 것.
“‘밤에 피는 꽃’에 캐스팅 비화라고 한다면 목소리가 제일 점수가 컸다고 했다. 수호가 말하는 경우 높은 톤도 아니고 가벼운 목소리도 아니고 수호를 매칭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하더라. 감독님께서 처음에 오디션을 볼 때 목소리 수호 괜찮겠는데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특히 사극톤을 맞춰갈 때 고민했던 점이 있따. 사극톤을 감독님과 맞춰가는 과정에서 제가 전라도 사람이어서 그런지, 가끔 사투리가 툭툭 튀어나올 때가 있더라. 이런 억양들이 가끔 연기를 하다 보면 감독님께서 ‘수호야 지금 사투리 쓴 것 같은데’라고 말해주실 때가 있었다. 저도 모르게 튀어나온 부분이 있는 거다. 그 부분을 고치려고 다른 부분보다 훨씬 더 부단한 노력을 했던 것 같다. 저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그런 사극톤이 옛날 말이다 보니까 갑자기 사투리가 훅 들어와 버리더라. 그래서 신경을 많이 썼다. 왜냐면 사투리를 써버리면 수호의 캐릭터가 아예 달라져 버리니까. 수호가 아닌 좀 말랑말랑한 수호가 되는 것 같아 조심하려고 했다.”
특히 한평생 바르게 살아온 박수호가 15년 차 수절 과부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밤에 피는 꽃’ 최고의 관전포인트였다. 속절없이 스며 들어가는 박수호의 감정선을 개연성 있게 그려낸 이종원의 호연은 가슴 떨리는 로맨스에 설득력을 더했다.
최종회에서는 시청자들의 간절함이 이뤄졌다. 모든 진실을 밝혀 부모의 원수를 갚은 박수호는 사랑하는 사람까지 품에 안을 수 있게 됐고, 여화에게 “이제 절대 내 눈 밖을 벗어나지 못하십니다”라고 선언하며 달달한 마침표를 찍어냈다.
최고의 성적을 거둔 드라마이지만 당연히 아쉬움도 있을 법하다. “100% 만족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선배님들하고 많이 부딪히는 역할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비교도 해보고 톤에 대해서 비교도 해보고 그러는데, 첫 사극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던 것 같다. 다음에 내가 또 사극을 하게 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아쉬움들이 생긴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수호로서 의도한 연기가 있었는데 여화에 대한 마음, 말랑해지는 풀어지는 뾰족했던 눈이 동글했던 눈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게 잘 표현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전체적으로는 어쩔 수 없이 제가 저를 평가한다면 너무 아쉽고 다시 하면 더 잘할 수 있는데, 이런 생각들을 어쩔 수 없이 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이종원에게 ‘밤에 피는 꽃’은 많은 걸 남긴 작품이 됐다. 첫 액션에 첫 사극, 첫 로맨스, 첫 코믹. ‘처음’과 ‘시작’이 많은 이번 작품은 어떤 작품으로 그에게 기억될까.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 감독님이 해주신 그 디렉션들과 그리고 감독님이 이제 저를 캐스팅해 주신 것도 그렇고 감독님에 대한 기억도 정말 많이 남을 것 같다. 무한한 감사함을 드리고 정말 감독님이 한 번 더 하자라고 하면 얼마든지 또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저는 감사합니다라고 할 것 같다. 저는 정말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습. 처음 하는 것만큼 못 잊는 건 없는 것 같다.(웃음)”
[손진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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