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 '밤에 피는 꽃'으로 불붙은 연기 열정[TF인터뷰]
"첫 사극·첫 액션…일주일에 4~5회 액션스쿨서 연습"
"이하늬, 연기 많이 도와준 좋은 선배"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연기 열정에 불이 붙었어요. '밤에 피는 꽃' 덕분이죠."
배우 이종원은 요즘 연기가 즐겁다. 혼신의 힘을 다했던 '밤에 피는 꽃'을 통해 연기 호평과 높은 시청률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었으니 연기가 재밌지 않을 수 없다.
MBC 금토드라마 '밤에 피는 꽃'(극본 이샘·정명인, 연출 장태유·최정인·이창우)은 15년 차 수절과부 조여화(이하늬 분)가 밤이 되면 담을 넘어 곤경에 처한 백성들을 돕는 이중생활을 담은 드라마다. 이 작품은 첫 회 시청률 7.9%(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시작하더니 17일 최고 시청률 18.4%로 종영하며 MBC 금토드라마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이종원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밤에 피는 꽃'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이렇게 높은 시청률을 직접 경험하는 게 처음이다. 이번 드라마로 처음 경험하는 게 많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이종원은 극 중 뛰어난 무예 실력으로 무과에 장원급제한 금위영 종사관 박수호 역을 맡아 이하늬와 티격태격하면서도 아슬아슬한 로맨스를 소화했다. 제작발표회에서 이종원을 두고 장태유 감독은 "앞으로 캐스팅하기 어려운 배우가 될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바. 장 감독의 말처럼 이종원은 이번 작품에서 안정적인 연기력과 이하늬와 설레는 '케미'를 보여주며 많은 호평을 이끌어냈다.
수호라는 캐릭터를 완성하기까지 그 뒤에는 이종원의 많은 노력이 있었다. 사극이 처음인 이종원은 상투를 틀기 위해 장태유 감독에게 "머리를 기르겠다"는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실제 시청자와 동료 배우 사이에서도 이 부분이 많은 칭찬을 받았다고. 액션도 처음이었던 그는 일주일에 액션스쿨을 네, 다섯 번씩 방문하며 연습에 매진했다.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수호가 되려 많은 노력을 했어요. 상의 탈의 신이 있다는 이야기를 미리 듣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식단 관리도 하며 열심히 몸을 만들었어요. 또 수호는 제게 없는 내면의 단단함이 있는 친구예요. 그 모습을 만들기 위해 저와의 싸움도 했죠. 그렇게 열심히 준비하니 현장에서 실수를 해도 당황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극 중 수호와 여화는 약자를 돕고자 하는 마음은 같지만 그 방식이 다르다. 여화가 법보다 대의를 우선시한다면, 수호는 원리와 원칙을 중시 여기는 다소 고지식한 성격이다. 실제 이종원은 어느 쪽에 가까울까. 그는 "인간 이종원은 여화에 가깝지만 연기하면서 발견한 이종원은 수호 같은 면도 있구나 느꼈다"고 답했다.
전작 MBC '금수저'(2022)를 육성재, 정채연, 연우 등 또래 배우들과 함께 했다면 '밤에 피는 꽃'은 이하늬, 이기우 등 연기 선배들과 호흡을 맞췄다. 이종원은 "'금수자' 때는 '으쌰으쌰'하는 느낌이었다면, '밤에 피는 꽃'은 많은 것들을 배우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선배들을 붙잡고 많이 여쭤보고 매달렸다"고 두 작품의 분위기를 비교했다.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춘 이하늬는 이종원에게 좋은 스승이자 선배였다. 이종원은 "이하늬 선배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로맨스를 표현하는 방식은 물론이고 코믹 연기를 특히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셨다"며 고마워했다.
이하늬는 앞서 이종원을 "멜로의 눈빛을 가지고 있다"고 칭찬하기도. 이종원은 "이하늬 선배가 그렇게 얘기해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더라. 황송했다"면서도 "드라마를 보면서 '내가 저런 눈빛이 있었나' 싶을 만큼 의도하지 않은 눈빛이 나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여화를 걱정하는 장면에서 저도 처음 보는 제 눈빛을 봤어요. '내게도 저런 모습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수호를 만나서 저도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어요. '멜로의 눈빛을 갖고 있다'니. 배우로서 너무 감사한 칭찬이죠."
이종원은 '금수저'로 '2022 MBC 연기대상'에서 남자 신인상을 수상했다. 아직 이르지만 '밤에 피는 꽃' 성적이 좋은 만큼 올해 연말 시상식 상이 욕심날 법도 하다. 이종원은 "사람이 희망을 가져야 하지 않나. 상을 받고 싶은 마음은 있다"며 "이번 드라마 욕심을 부릴 만큼 열심히 임하기도 했다. 뼈와 살을 녹여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열심히 했다. 노고가 시청률로 잘 표현됐고 상을 받으면 행복할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차기작은 정해지지 않았다. '밤에 피는 꽃'으로 많은 관심을 받은 만큼 차기작에 대한 부담도 있을 터다. 그러나 이종원은 "부담은 없었지만 드라마가 잘 되니 어쩔 수 없는 고민과 걱정은 생기더라. 그러나 굳이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최근 재밌게 본 작품을 묻자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이란다. 이종원은 극 중 이탕과 장난감 같은 캐릭터도 연기해보고 싶다고 욕심냈다. 그는 "두 캐릭터를 보며 누구 하나 선악 구분할 수 없는 역할이 신기했다. 저런 배역이라면 신나게 연기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겉으로 나이스해 보이지만 내면에 다른 모습이 있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밤에 피는 꽃' 촬영이 끝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이종원은 작품을 위해 기른 머리를 여전히 자르지 않았다. 어깨 길이의 머리를 유지하는 이유는 연기 때문이다. "머리를 기르는 데는 오래 걸리더라도 자르는 건 한 순간"이라며 언제 어떠한 작품을 제안받을지 모르니 대비를 해두겠다는 것이다. 차기작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는 준비된 배우 이종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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