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피는꽃’ 이종원 “상의탈의신 부담, 세상 닭가슴살 다 먹은 듯”[EN:인터뷰①]

박수인 2024. 2. 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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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랙레이블 제공
더블랙레이블 제공

[뉴스엔 박수인 기자]

배우 이종원이 '밤에 피는 꽃' 촬영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종원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MBC 금토드라마 '밤에 피는 꽃'(극본 이샘, 정명인 / 연출 장태유, 최정인, 이창우) 종영 인터뷰에서 박수호를 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언급했다.

'밤에 피는 꽃'은 밤이 되면 담을 넘는 십오 년 차 수절과부 '여화'와 사대문 안 모두가 탐내는 갓벽남 종사관 '수호'의 담 넘고 선 넘는 아슬아슬 코믹 액션 사극.

극 중 종사관 박수호 역을 맡은 이종원은 "장태유 감독님 작품을 어렸을 때부터 봐왔는데 이번에 캐스팅 됐다고 했을 때 걱정이 되더라. 나만 잘 하면 되겠다 싶었다. 힘을 줘서 만족할 수 있는 수호를 만들고 싶었다. 사극이 처음이다 보니 우려하는 부분이 있을 거라 생각했고 뼈를 갈아서 열심히 임했던 것 같다. 말투, 목소리 컨트롤도 신경 썼고 사극의 호흡이 따로 있더라. 촬영 끝나고 감독님과 30분 정도 얘기하고 퇴근하고 그랬다. 그러면서 차근차근 호흡을 맞춰나갔다. 오디션 보고 캐스팅 되고 드라마 촬영 끝날 때까지 계속 긴장 상태였다. 만족을 안겨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밤에 피는 꽃'은 이종원의 첫 사극 도전작이었다. 처음 해보는 사극이라 어려웠다는 이종원은 "박수호는 무예의 조예가 깊은 친구이지 않나. 지금 시대에서는 하지 못하는 것들을 소화하는 게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촬영 들어가기 전 4개월 동안 액션스쿨을 다니고 승마도 배우고 서예도 배웠다. 수호가 되기 위해 배운 게 많다. 저는 왼손잡이인데 조선시대에는 왼손잡이가 잘 없어서 오른손을 쓰는 게 힘들었다. (이)하늬 선배님은 액션을 많이 해보셨는데 저는 처음 하는 입장이라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합도 맞추고 말 타는 장면도 있었기 때문에 선배님을 쫓아가려면 열심히 해야 했다"며 "다행히 부상은 없었다.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고는 하는데 (이하늬) 선배님도 잘 타시고 승마 선생님이 잘 알려주셨다. 안전하게 촬영해서 다치진 않았다. 감독님이 액션신이 있을 때는 특히 리허설을 많이 하시는 편이었다. 합이 조금이라도 틀리면 다칠 수 있으니까 리허설도 많이 한 덕분에 사고없이 마무리했던 것 같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종원에게 박수호는 어떤 인물로 다가왔을까. 이종원은 "대본으로 처음 접했을 때는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 생각했다. 단단한 내면을 갖고 있지만 여화(이하늬 분)를 만나게 되면서 물러지고 날카로웠던 눈이 순둥순둥해지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 표정과 행동, 우발적인 감정이 튀어나올 때가 있는데 그런 걸 중점으로 잡았다. 수호는 누군가를 좋아해 본 적이 없으니까 사랑하면 단단했던 남자가 이렇게 말랑말랑해질 수 있구나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 모습과는 정반대인 부분이 많다고. 이종원은 "수호는 단단한 내면을 가지고 있고 고집도 센 편이고 직진하는 친구인데 저는 생각도 많은 편이고 무른 편이다. 저랑 닮은 점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재밌었다. 내 안에도 이런 눈빛, 이런 모습이 있구나 싶었다. 수호에게서 고지식한 모습도 보이고 귀여운 모습도 보이는데 저도 수호를 통해 발견한 부분이 꽤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극 중 상의탈의신의 부담감도 털어놨다. 무예에 뛰어난 캐릭터인 만큼 상의탈의신을 통해 강직함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이종원은 "수호는 무예도 뛰어난데 아무것도 없으면 허무할 수도 있지 않나. 원래 마른 체형인데 어떻게든 근육을 만들어보자, 캐릭터에 보탬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했다. 부담이 있었다. 처음으로 보여드리는 거여서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살을 먼저 찌우고 커팅을 하고 촬영 전날 탄수화물은 아예 먹지 않았다. 이 세상에 있는 닭가슴살은 다 먹은 것 같다. 덤벨, 요가매트를 차에 실어놓고 매일 운동했던 것 같다. 현장에서도 계속 운동했다"면서도 "(결과물을 보고) 아쉬웠다고 생각했다. 살을 찌우는 과정에서 많이 못 찌우게 돼서 아쉽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건강하게 찌워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더라. 촬영 없이 두 달 쉰다면 마음 편하게 찌울 수 있는데 촬영을 하면서 살을 찌워야 하니까 쉽지 않더라. 얼굴이 부을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건강하게 찌우는 연구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액션스쿨을 다니면서 3, 4개월 노력을 많이 했다. 지방으로 갈 일이 많다 보니 헬스장을 못 가는 경우가 많아서 운동기구들을 차에 실어놓고 다녔다. 할 수 있는 건 다 했던 것 같다"고 몸 만드는 과정을 설명했다.

반면 술주정신에서는 강직함을 내려놓고 귀여움을 입었다. 해당 신을 위해 망가짐을 불사했다는 이종원은 "그 신을 찍을 때 모두가 박장대소였다. 다들 엄청 웃고 (이)기우 형님 마저도 너무 웃어서 촬영이 진행이 안 됐다. 수호가 처음으로 무너진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라 생각했다. 무너지는 모습, 귀여움을 보여주자 했다. 또 여화에 대해 은근슬쩍 표현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했는데 너무 웃기더라. 오히려 절제한 장면이었다. 찍다 보니 '조금 덜하자' 한 게 오케이가 났다. 그 장면을 찍고 기우 형님과 더 친해진 것 같기도 하고. 실제로는 되게 길게 찍었다. 찍으면서 제일 재밌던 장면이었던 것 같다. 내려놓고 해보자 해서 그렇게 했다. 멋있게 나올 필요가 없지 않나. 망가질수록 귀엽고 재밌을 거라고 생각해서 마음 놓고 했던 것 같다. 재밌게 찍어서 보기에도 잘 나온 것 같다"며 "실제로는 술을 마시면 귀소 본능이 강하다. 술주정마저도 저와 달라서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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