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신청하자 "퇴사해, XXX아" 욕설…누리꾼 반응 엇갈린 이유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한 대형 카페에서 9개월 동안 근무한 여성이 육아휴직을 신청했다가 대표로부터 욕설을 들었다는 사연을 두고 누리꾼들 의견이 엇갈렸다.

20일 SBS에 따르면 여성 A씨는 한 대형카페에서 9개월간 근무 후 지난달 육아휴직을 신청했다가 대표 부부와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A씨는 대표 남편인 B씨로부터 욕설을 들었다고 한다. B씨는 A씨에게 사직을 요구하며 "왜 그런 걸 하는 거야 우리한테. 그냥 퇴사하라니까! 권고사직해줄 테니까 그냥 퇴직해"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어 "야! XXX야. 여기가 무슨 대기업이야 이 XXX아? 야, 적자나 죽겠는데 이 XXX아! 야, 이 X같은 X아, 야 니 남편 오라 그래 XXX아!"라고 욕설까지 퍼부었다.

A씨는 "도망치듯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라며 "제가 이 상황에서 다시 나가서 근무할 수는 없는 상황이잖아요. 전 진짜 너무 두렵거든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A씨는 카페로부터 "귀하는 1월 17일 이후로 무단결근 중이므로 금일까지 연락이 없을 시 퇴사 처리함을 알려드립니다. 연락 바랍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다.

/사진=SBS 뉴스 갈무리

B씨는 욕설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경영상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4대 보험도 있고 연차·월차도 줘야 한다고 하고, 거기다가 퇴직금이 10개월 (근무)이면 안 줘도 되는데"라고 했다.

근로기준법상 사업장에 6개월 이상 근무한 자라면 육아 휴직 사용이 가능하다. 해당 사업자는 육아휴직을 이유로 직원을 해고하거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면 안 되며, 특히 육아 휴직 기간에는 휴직 대상자를 해고하지 못한다. 결국 경찰과 노동청 조사가 시작되자 카페 측은 A씨 육아휴직을 승인했다.

해당 사연을 두고 누리꾼들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부는 카페 대표 남편 B씨에 대해 "욕하고 성질부리는 거는 인성 문제", "아무리 그래도 욕하는 건 안된다" 등 언행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또 다른 일부는 "10개월 근로 계약한 아르바이트생이 9개월 일하고 마지막 달에 육아휴직 신청하는 식으로 악용하면 앞으로 누가 여성을 고용하겠냐", "비양심적이다" 등 자영업자 입장에서 육아휴직까지 챙겨주기란 쉽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