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미국여행 고비용 저만족..가성비 좋은 나라는?[함영훈의 멋·맛·쉼]

컨슈머인사이트, 9375명 조사분석
스위스, 뉴질랜드는 고비용 고만족
유럽 스페인, 대양주 호주 가성비 높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해외여행지의 가성비 평가에서, 한국인 여행자가 많이 찾은 27개 해외여행지 중 프랑스와 미국은 비용이 많이 들지만 만족도가 가장 낮다는 실증적 분석이 나왔다.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2022년 9월 부터 2023년 8월 까지 해외여행을 다녀온 9375명에게 그 여행지에 얼마나 만족했는지,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의향이 얼마나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응답자 사례수 60 이상의 27개 국가별 종합만족도(1000점 만점)를 산출하고 각국의 1일 평균 비용을 구한 다음, 만족도 순위와 비용 순위를 비교해 만족도 순위가 크게 높은 곳을 가성비 ‘우수’, 낮은 곳을 ‘미흡’으로 했다. 편의상 1일당 여행비용 순위(A)와 여행지 만족도 순위(B)를 비교(A-B), 가성비 지수(C)를 만들었다. 여행 비용 순위(고비용 상위)와 만족도 순위(고만족 상위)만의 차이를 구해 ‘+’ 값이 크면 ‘고 가성비’, ‘-’ 값이 크면 ‘저 가성비’로 분류했다고 컨슈머인사이트는 설명했다.

여행자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는 미국의 높은 팁문화

▶가성비 높은나라, 낮은나라= 분석결과, ‘고비용 저만족’의 가성비 미흡 여행지는 프랑스(-16)가 대표적이며, 이어 미국(-13), 하와이(-12), 영국(-9) 순이었다. 해당 국가들의 1일당 여행비는 평균 35만~45만원대로 최상위 수준(1~7위)이었지만, 만족도는 모두 중하위권(13~20위)에 그쳤다.

이에 비해 ‘저비용 고만족’의 가성비 우수 여행지 1위는 일본과 태국이었다. 일본(여행비용 20위-만족도 6위)과 태국(26위-12위)은 가성비 지수(+14)가 27개 국가 중 가장 컸다. 그 다음은 호주(+8), 인도네시아(+8), 베트남(+8), 스페인(+7) 순으로 나타났다.

‘고비용 고만족’ 여행지는 ‘스위스, 이탈리아, 뉴질랜드’ 순이었다. 이 국가들은 여행비용과 만족도 순위가 모두 최고 수준이며, 차이도 거의 없었다. 비용순위-만족도 순위는 스위스 2위-1위, 이탈리아 4위-4위, 뉴질랜드 6위-5위였다.

고비용 고만족 여행지, 스위스 제네바호수 옆 프레디머큐리 동상

▶여행지별 하루 비용= 해외여행자가 지출한 총 여행비용은 평균 257.5만원으로 1일당 30.0만원꼴이었다. 대륙별로 유럽이 444.4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북미(355.7만원), 남태평양(223.9만원), 아시아(144.6만원) 순이었다. 물가가 비싸고 기간도 많이 소요되는 유럽 여행은 가장 저렴한 아시아권 여행 대비 총비용이 3배가 넘는다.

1일당 비용으로 환산하면, ‘하와이’가 평균 45.8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이어 스위스(41.1만원), 프랑스(40.8만원), 이탈리아와 영국(각 39.0만원) 순으로 유럽 국가가 대부분이다.

비싼 항공 비용에다 외식비, 숙박비 등 물가가 아시아권보다 현저히 높기 때문이다.

반면, 필리핀은 19.9만원으로 가장 낮았고, 이어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순으로, 모두 20만원대 초반이었다.

해외여행은 그동안 억눌렸던 심리가 폭발하며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경제 위축과 해외여행 붐이라는 상반된 현상을 고려하면 향후 ‘저비용-고만족’의 가성비 높은 아시아권 여행지에 대한 선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가나자와시 겐로쿠엔 정원

▶아시아 여행 만족도, 국내 최상위권 지자체 수준= 아시아 여행지 중 한국인이 많이 찾는 일본, 베트남, 태국 필리핀의 1일당 여행 비용은 약 20만원이고, 국내 여행지 중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제주도의 경우 13.2만원이다. 아시아 국가 여행은 제주 여행 경비의 약 1.5배면 가능함을 알 수 있다.

여행자 만족도에서도 아시아는 국내 여행지를 앞섰다. 아시아 지역 여행자의 평균 만족도는 734점으로, 국내여행지 만족도 1, 2위인 부산(736점), 강원(735점)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3위는 전남(724점), 4위는 제주(723점)였다.

해외여행 최고 가성비 국가인 일본(767점), 싱가포르(763점)의 높은 만족도와 비교하면 국내여행지 만족도의 열세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컨슈머인사이트 연구진은 진단했다.

ab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