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父 사망후 빈털털이→母 다방에서 일해 따가운 시선"…남편 "자식에게 가난 물려주고 싶지 않아"('결혼지옥')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아버지가 사망한 후 빈털털이가 된 집안에서 어머니는 다방에서 일하며 눈총까지 받았다. 남편의 사연에 MC들 모두 놀랐다.
19일 방송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는 사사건건 태클만 거는 아내 vs 과도한 행동력을 가진 남편 '사과 부부'가 등장했다. 아내는 새벽 5시에도 운동을 하는 남편의 부지런함에 결혼을 결심했으나 현재는 그 '부지런함' 때문에 갈등이 생겼다고 했다. 남편은 태권도를, 아내는 국악을 전공했지만, 결혼 후 함께 정육점을 운영한다는 두 사람은 남편의 과도한 사업 확장으로 인해 부부 갈등이 심해지고 있었다. 남편은 "아내는 결혼 이후 내가 하는 모든 것을 반대한다. 그래서 아내와 말하기 싫다"며 울분을 토해내고, 이에 아내는 "과도한 남편의 추진력이 부담스럽다"며 서로 다른 입장을 드러냈다.
이른 아침부터 정육점으로 출근하는 두 사람은 전혀 다른 에너지를 보여주었다. 초스피드로 정육점 내부를 휘젓고 다니는 남편과 분주한 남편의 눈치를 살피며 연신 서툰 모습만 보였던 아내. 이런 아내의 모습에 남편은 그릇을 쾅 내려놓으며 한숨을 내쉬었고. 화가 난 듯 냉랭해진 남편 옆에서 계속 움츠러드는 아내는 빠릿빠릿하지 못한 본인에게 짜증 내는 남편을 보고 싶지 않아 오히려 일을 외면하게 된다고 했다. 영상을 본 MC 문세윤은 "아내분이 정육점 일을 선택한 게 아니라 힘들 것 같다"며 공감했고, MC 소유진은 남편에게 "아내를 후계자로 쓸 거냐"며 일침을 날렸다.
한편, "정육점을 하기 전 무슨 일을 했냐"는 MC 박지민의 질문에 아내는 "어린이집에서 국악을 가르치는 일을 했었다"고 말했다. 국악 공부를 할 때 부족함 없이 지원을 받았었다고. 반면 남편의 환경은 조금 달랐다. 운동을 좋아해 태권도 사범 생활을 했던 남편은 오직 생계 유지를 위해 정육점 일을 시작하게 됐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두 사람의 자라온 삶이 너무 달라 일에 대한 입장 차이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오은영 박사는 '기질'에 대해 설명하며 '사과 부부'를 위한 특급 솔루션을 제공했다. 기질은 '어떤 상황에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반응 방식'으로 옳고 그름이 아닌 생물학적 차이라고 강조하며 이 부부는 '속도'의 차이가 굉장하다고 짚었다. 남편은 '까다로운 기질'로 에너지 레벨이 높고 민감한 특성, 또 아내는 '더딘 기질'로 변화에 적응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람이라고 언급하며 관계 개선에 있어 서로의 상반된 기질적인 특성을 이해하고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아내의 살림 상태를 보고 절대 게으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며 남편에게 아내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 날, 모처럼 휴일을 맞은 부부. 하지만, 남편의 사업 이야기는 휴일에도 이어졌다. 배달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싶다며 "그냥 일단 해보자"는 남편의 말에 아내는 논리를 펼쳐 반대했고. 남편은 자신을 못 믿는 아내가 못마땅해 표정이 날카로워졌다. 이 모습을 본 MC 박지민은 "남편이 너무 답정너다. 답으로 YES밖에 말할 수 없는 질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진 영상에선 친구를 만나러 나가 집을 비운 아내를 대신해 홀로 아이들을 돌보는 남편의 모습이 공개됐다. 아이들의 저녁을 차려주고, 자매 싸움의 중재까지 능수능란한 육아 만렙 모습을 보였던 남편. 그런데 막내가 커다란 아이스크림 한 통을 들고 먹을 때도 말리지 않고, 아이의 방까지 음식을 직접 배달해주는 등 아이들의 요구를 제한 없이 들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아내가 돌아온 후 늦은 밤. 남편과 아내는 식탁에 마주해 대화를 나눴다. "계속 일을 벌이는 것이 버겁지 않냐"고 묻는 아내의 말에 "버거워도 가난한 것보다는 낫다"고 대답하는 남편. 그러다 갑자기 "내가 죽으면 어떡할 건데"라며 죽음에 대한 이야기 꺼냈다. 거칠어 보였던 남편은 인터뷰에서 눈물까지 흘리며 그의 가슴 속 이야기를 꺼냈다.
남편은 세 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었다고 했다. 심지어 아버지의 수술비용으로 재산을 전부 썼기에, 남편의 아버지는 결국 십 원도 남기지 못하고 돌아가셨다고. 생계를 위해 다방에서 일했던 어머니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은 따가웠고, 그로 인한 상처가 남편에게도 뿌리 깊게 자리했다. 자식에게만큼은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남편. 오은영 박사는 남편의 사연에 안타까워하면서도 아이들에게 "너무 다 해준다."고 남편의 행동을 지적했다. 이어 "지나친 사랑은 독이 되기도 한다"며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제한을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남편을 위한 힐링 리포트로 "DNA는 과학"이라고 말하며, 너무 어릴 때 돌아가셔서 아버지의 병명은 알 수 없지만, 검진을 통해 질환에 미리 대비하라고 말했다. 과거에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로 인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남편을 이해하며 가족에 대한 가치를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또한, MC 문세윤은 "남편분이 제 또래고, 우리 집도 정육점을 했어서 내 얘기 같아 울컥했다", "저도 돈을 많이 벌어오기만 하면 아내가 행복해할 줄 알았는데 아내 반응이 달라서 현타왔었다"며 남편의 마음을 공감했다. 이어 "서로의 말 한마디와 미소가 하루에 큰 영향을 끼친다"며 기본적인 대화부터 시작해보라고 조언했다.
한편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방송은 2049 시청률에서 1.4%(수도권 기준)를 기록했다. 또 오은영 박사가 부부의 갈등 상황에 조언을 하는 장면에서는 분당 최고 시청률 3.3%까지 올랐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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