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종 가족에 사과 한마디 못 받았다” 등산로 사건 피해자 오빠의 글

현화영 2024. 2. 2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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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신림동 등산로 살인사건의 피해자 친오빠가 아직까지도 가해자 최윤종 측으로부터 사과 한마디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저는 신림동 등산로 사건 피해자의 친오빠입니다> 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 화제다.

최윤종은 지난해 8월1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학교로 출근 중이던 피해자 B씨를 성폭행할 목적으로 철제 너클을 낀 주먹으로 무차별 폭행하고 최소 3분 이상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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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 이후 지금까지 저는 모든 일을 멈출 수밖에 없었고, 어머니는 아예 집 밖에 못 나간다”
신림동 등산로 살인사건 피고인 최윤종. 뉴스1
 
서울 신림동 등산로 살인사건의 피해자 친오빠가 아직까지도 가해자 최윤종 측으로부터 사과 한마디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저는 신림동 등산로 사건 피해자의 친오빠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 화제다.

글 작성자 A씨는 “동생(피해자, 교사) 순직 절차 때문에 서울에 올라왔는데 이게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글을 써볼까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작년 8월17일 동생이 쓰러져 뇌사에 빠져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처음엔 ‘보이스피싱’ 범죄로 오인했다고 했다. 그만큼 믿을 수 가 없었다는 그는 급히 모친과 함께 병원에 갔고 도착 직후 ‘임종 면회’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의료진의 말을 들었다고 했다.

A씨는 “사고 나기 2주 전에도 방학이라 부산에 내려와서 셋이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했는데 믿어지지 않았다. 중환자실에서 본 동생의 모습은 온몸이 긁힌 상처투성이였고, 기계에 의존해 호흡만 간신히 하고 있었다”고 했다.

동생이 세상을 떠난 뒤 어머니는 크게 힘들어했다고 한다.

A씨는 “2022년에 폐암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동생까지 저렇게 되니 저라도 정신 차려야겠다 싶었다”면서 그제야 가해자 최윤종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A씨는 “20살 때 군대에서 총기 들고 탈영하고 강제 전역 후 10년간 아르바이트 한번 안 해보고 집에서 컴퓨터 게임이나 하루종일 하는 그런 놈에게 제 동생이 당했다니”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피해자인 동생에 관해 “20살 때 서울교대 합격 후 15년을 첫 자취방 보증금 말고는 집에 손 한 번 벌리지 않은 착한 딸이고 동생이었다”고 했다.

이어 “어떻게 이렇게 극과 극의 인간이 제 동생을 저렇게 만들었는지 정말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A씨와 가족의 근황도 전했다. 그는 “작년 8월 이후 지금까지 저는 모든 일을 멈출 수밖에 없었고, 어머니는 아예 집 밖에 못 나간다”고 했다.

하지만 가해자 최윤종의 가족은 A씨 측에 사과 한마디 없이 이사 갔고 회사도 잘 다니며 일상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가족은 죽지 못해 사는 데 정말 이게 맞나”라고 호소했다.

인터넷상 악성댓글을 다는 누리꾼들에게도 일침을 가했다.

A씨는 “‘여자 혼자 그 시간에 뭐하러 운동하러 갔냐’, ‘이래서 성매매 합법화하는 게 낫다’ 하는 댓글을 보며 제정신으로 살기가 힘들었다”며 “제 동생은 학교에서 체육부장 보직이었고 방학 때 교내 탁구 연수를 위해 출근 중에 그렇게 됐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주 수요일이 동생 순직심사”라며 “동생이 하늘에선 아버지랑 편히 지냈으면 좋겠다”라며 글을 마쳤다.

최윤종은 지난해 8월1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학교로 출근 중이던 피해자 B씨를 성폭행할 목적으로 철제 너클을 낀 주먹으로 무차별 폭행하고 최소 3분 이상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현장에서 약 20분간 방치됐다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이틀 뒤 숨졌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최윤종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으나, 지난달 22일 1심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최씨는 1심 선고 후 즉각 항소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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