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학생·교직원 “‘입틀막 사지연행’ 명백한 인권침해···대통령실 사과하라”
“KAIST 연구자에게 큰 실망감 준 사건”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생과 교직원 등 4456명은 지난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학위수여식에서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항의하던 졸업생 신민기씨가 강제로 끌려나간 것을 두고 “명백한 인권침해이자 과잉대응”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KAIST 대학원생인권센터와 재학생 및 교직원들은 이날 성명에서 “대통령 및 경호처가 물리력을 행사한 과잉대응 사건은 우리 구성원에 대한 명백한 인권 침해이며, 더 나아가 대한민국 이공계 발전에 이바지하는 많은 KAIST 연구자에게 큰 실망감과 무력감을 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이들은 “수여식의 주인공인 졸업생과 그들의 가족, 교수진은 찰나에 일어난 사건을 심히 당혹스러운 마음으로 목격했다. 이후 해당 학생은 졸업식으로부터 완전히 격리돼 경찰에 인계된 뒤 조사를 받았다”면서 “국제법과 헌법상의 기본권은 물론이고 KAIST 대학원생 권리장전 제 11조 ‘표현의 자유’에 근거해서도 학내 및 사회에 대한 개인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또 “우리는 연구자로서 종교, 성별, 문화 그리고 어떤 정치적 견해와 상관없이 상호 존중하고 연대한다. 이번 과잉대응 사건에 대해 구성원들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대통령이 어떤 법과 원칙에 근거해 우리 삶의 터전에서 우리의 존엄성과 인권을 위협한 것인지 묻는다”며 “이번 학위수여식에서 발생한 과잉대응과 폭력적 행위를 규탄하며, 대통령실에 이번 사태의 잘못에 대한 인정과 공식적인 사과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성명에는 20일 오전 7시 기준 학생 3731명과 교직원 725명이 서명했다. KAIST 소속 교수들도 별도의 규탄 성명을 발표하기 위해 서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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