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물질 인체 독성”…‘인공장기’로 신속평가한다

2024. 2. 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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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나노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독성을 신속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인공장기 '오가노이드' 배양법을 최초로 개발했다.

특히 나노물질이 돔 안으로 통과하지 못해 오가노이드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오가노이드 내 나노물질의 침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배양법을 개발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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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나노독성 오가노이드 배양법 최초 개발
백아름(오른쪽) 박사가 오가노이드를 96웰 플레이트에 분할하여 담고 있다.[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나노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독성을 신속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인공장기 ‘오가노이드’ 배양법을 최초로 개발했다.

오가노이드는 인체 줄기세포를 시험관에서 키워 만드는 장기 유사체다. 인체 모사도가 높아 동물실험을 대체할 차세대 독성평가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배양법의 한계로 표준화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기존 오가노이드 배양법은 3차원 구조 형성을 위해 세포외기질에 세포를 내장시켜 돔 형태로 굳힌 뒤 배양액을 첨가하여 배양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형성된 세포외기질 돔의 중간과 가장자리 두께가 달라 산소 공급의 불균형이 생기므로 오가노이드가 균일한 크기로 자라지 않고 돔 안에서 비누방울처럼 뭉쳐져 분할이 힘들다. 특히 나노물질이 돔 안으로 통과하지 못해 오가노이드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나노바이오측정그룹 백아름 박사팀이 개발한 오가노이드 배양법은 배양액 자체에 세포외기질을 섞어 오가노이드를 부유 배양하는 방식이다. 오가노이드를 비교적 균일한 크기로 만들어낼 수 있고 동일한 개수로 분할하기도 용이해 실용화에 적합하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최대 1000여 개의 용기에 세포를 분할 후 동시에 나노물질에 대한 반응을 테스트하는 고속대량 스크리닝 기법이 쓰이므로 균일한 제조와 분할이 필수적이다.

또 다른 장점은 기존 배양법과 달리 고형화된 세포외기질 돔이 없어 나노물질이 오가노이드까지 쉽게 도달한다는 점이다. 현재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2차원 세포모델과 동일한 수준의 나노물질 투과도를 갖췄다. 오가노이드 내 나노물질의 침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배양법을 개발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개발한 간 오가노이드 부유 배양법.[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간 오가노이드를 기존 방식으로 3일간 초기 배양해 세포외기질 돔을 제거한 후, 세포외기질을 5% 농도로 섞은 배양액에 부유 배양해 나노물질의 독성을 테스트했다. 간 독성물질인 산화아연 나노입자(ZnO NPs)와 독성이 없는 금나노입자(AuNPs)를 처리해 비교한 결과 기존 배양법과 달리 각 물질의 독성 여부가 정확히 관찰됐다.

백아름 박사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나노물질 및 나노의약품 안전성 표준 평가절차를 확립해 국내 나노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나노물질 및 나노의약품의 신속하고 정확한 안전성 평가를 가능하게 해, 식품·의약품·화장품·에너지·반도체 등 다양한 전략 기술 분야에서 나노물질의 안전한 사용에 기여할 전망이다.

차의과대학교의 협력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레터스(Nano Letters)’에 1월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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