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물질 인체 독성, '인공 장기' 오르가노이드로 검증한다

표준연, 동물 대체 독성 평가할 오르가노이드 배양법 첫 개발

(대전=연합뉴스) 정찬욱 기자 =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나노바이오측정그룹 연구팀이 차의과대학교와 함께 나노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독성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오르가노이드 배양법을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오르가노이드는 인체 줄기세포를 시험관에서 키워 만드는 장기 유사체다.

인체 모사도가 높아 동물실험을 대체할 차세대 독성 평가 수단으로 주목받지만, 배양법 한계로 표준화가 어려웠다.

기존에는 3차원 구조 형성을 위해 세포외기질에 세포를 내장해 돔 형태로 굳힌 뒤 배양액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오르가노이드를 배양했다.

이 방식은 세포외기질 돔 중간과 가장자리 두께가 달라 산소 공급 불균형이 생겨 오르가노이드가 균일한 크기로 자라지 않고 돔 안에서 비눗방울처럼 뭉쳐 분할이 힘들다.

특히 나노물질이 돔 안으로 통과하지 못해 오르가노이드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었다.

연구팀은 배양액 자체에 세포외기질을 섞어 오르가노이드를 부유 배양하는 방식의 배양법을 개발했다.

오르가노이드를 비교적 균일한 크기로 만들어낼 수 있고 동일한 개수로 분할하기도 쉽다.

또 고형화된 세포외기질 돔이 없어 나노물질이 오르가노이드까지 쉽게 도달한다.

현재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2차원 세포모델과 동일한 수준의 나노물질 투과도를 갖췄다.

오르가노이드 내 나노물질의 침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배양법을 개발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라고 표준연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간 오르가노이드를 기존 방식으로 3일간 초기 배양해 세포외기질 돔을 제거한 후, 세포외기질을 5% 농도로 섞은 배양액에 부유 배양해 나노물질의 독성을 테스트했다.

간 독성물질인 산화아연 나노입자(ZnO NPs)와 독성이 없는 금나노입자(AuNPs)를 처리해 비교한 결과, 기존 배양법과 달리 각 물질의 독성 여부가 정확히 관찰됐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백아름 선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오르가노이드를 활용한 나노물질 및 나노의약품 안전성 표준 평가 절차를 확립해 국내 나노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기술 분야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에 최근 실렸다.

jchu20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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