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적립형 주택, 3기 신도시에 확대… 직-주-락-학 갖춘 제3 판교밸리 건설”[로컬인사이드]
분양가 10~25% 내고 입주후
20~30년간 추가 납부해 소유
종부세 합산 제외돼 사업 탄력
일·주거·여가 조화 도시 구현
성남시 금토동 일원에 첫 실험
반도체·바이오 등 2029년 입주
수원=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정부의 세제 지원 덕분에 우리 공사가 처음 도입하는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추진이 한결 쉬워졌습니다. 올해는 3기 신도시에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공급을 한층 늘릴 계획입니다.”
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은 19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사장은 무주택자의 자가 진입 장벽을 낮추고 주거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사업을 발표한 바 있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입주 시 수분양자가 분양가의 10∼25%만 GH에 내고, 나머지는 20∼30년간 살면서 갚아나가는 방식이다. 가령 최초 분양가가 5억 원이고, 최초 입주 시 25%에 해당하는 1억2500만 원을 부담하기로 했다면 입주 후 4년마다 총 5회에 걸쳐 7500만 원을 추가로 납부해 20년째에 주택 지분을 모두 소유하게 되는 구조다.
GH 입장에서는 종합부동산세가 걸림돌이었다. 수분양자가 소유권 지분을 전부 취득하기까지 GH가 보유 지분을 20∼30년은 공유하게 되는데, 이에 대해 종부세가 부과될 소지가 있었다. 사업을 확대하면 할수록 세금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처지였다.
그러다 정부가 최근 이와 관련한 세제 지원을 추진하면서 사업에 탄력을 받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공공주택사업자가 소유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지분을 종부세 과세 표준 합산 시 제외하는 내용의 종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달 말 입법 예고했다. 시행령이 개정되면 GH는 사업이 본격화할 경우, 지분적립형 주택 수분양자와 공유할 지분에 대한 종부세 부담에서 자유로워진다. GH는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공급 물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사업이 확정된 곳은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A17블록(240가구)이 유일하다. 김 사장은 “주택을 구매하려면 일시에 목돈이 필요한 현실을 극복하고자 마련한 대안이 지분적립형 주택인데, 공사 입장에서는 종부세 부담 탓에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기가 힘들었던 게 사실”이라며 “세제 문제가 해결된 만큼 도내에서 추진되는 3기 신도시 내에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사업 부지를 추가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도시를 설계하는 데 있어 ‘직(職)·주(住)·락(樂)’의 조화를 늘 강조한다. 일터와 주거, 여가 요소가 적절히 배치돼야 도시에 활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를 이상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장소로 성남시 금토동 일원 ‘제3판교테크노밸리 사업지구’(조감도)가 손꼽힌다.
김 사장은 “제3판교테크노밸리는 직·주·락은 물론, 연구기관인 대학까지 들어서는 스타트업 혁신공간으로 조성된다”며 “제3판교테크노밸리는 부지와 공간 전체를 테스트베드화 하는 첫 시도로서, 기업의 혁신성장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3판교테크노밸리는 시스템반도체와 미래모빌리티, 바이오헬스, 로봇 등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집결지로 조성된다. 내년 말 착공에 들어가 2029년 말에는 기업 입주가 가능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개발된 제1·2판교테크노밸리는 주거공간 부족으로 주말이나 평일 저녁에는 도시 인구가 빠져나가 상권이 침체되는 공동화 현상이 문제가 돼왔다. GH는 제3판교테크노밸리에는 공공기숙사 1000호를 건설하고 식사공간과 공유라운지 컨시어지 서비스 등 고급 커뮤니티를 조성해 직주일치를 실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초기창업과 스케일업 등 단계별로 입주기업의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350억 원 규모의 ‘스타트업플래닛 전용펀드’도 조성된다. 김 사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펀드에서 오면 아이템을 갖고 있는 학생한테 아이디어를 설명할 1분의 기회를 준다고 한다. 1분간 얘기를 들어보고 가치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100만 달러를 투자하는 것”이라며 “제3판교테크노밸리에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세상에 도전하는 진취적인 인재가 몰려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유능한 엔지니어나 좋은 사업 아이템을 가진 사람들이 실정법에 무지해 기업을 운영하다 낭패를 보는 경우를 자주 봤다”며 “사업 기획부터 성장 지원, 판로 개척 등 운영 관리 전반을 지원하는 체계를 갖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GH는 제2판교테크노밸리에서 대학생과 근로자, 젊은 창업가의 입주와 창업 기회를 제공하는 경기도형 코워킹 스페이스 ‘GH기회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입주를 시작해 지난달 현재 정보기술(IT), 경영컨설팅 분야 등 총 79개 업체가 활동하고 있다. 김 사장은 “올해 상반기에 운영수익금을 활용해 판교지역 기업에 실리콘밸리 등 글로벌 진출 기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GH 베이스캠프’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운영수익은 다양한 형태로 재투자되어 창업과 투자,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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