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나왔던 '송중기 닮은꼴'…175억 '돈방석' 앉았다

신현아 2024. 2. 2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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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스피 상장 1호 에이피알
우리사주 청약률 93%…1인당 평균 168주 청약
약 1.3억 평가차익…보호예수로 1년간 못 팔아
김병훈 대표, 구주 매출로만 175억 '돈방석'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 사진=에이피알

올해 '코스피 1호' 공모주인 에이피알이 기관 수요예측, 일반 청약에서 모두 흥행한 가운데 상장일 '따따블(공모가의 4배)' 달성에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공모가(25만원) 단위가 커 단 1주 청약에 성공했더라도 주당 75만원의 평가차익을 낼 수 있어서다. 우리사주 청약에 참여한 직원들은 주가가 '따따블' 이후에도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인당 1억원(평균 168주 청약)이 훌쩍 넘는 투자 차익을 거둘 전망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오는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가는 25만원, 희망밴드(14만7000~20만원) 상단보다 25% 높은 가격에 결정됐다. 신청 수량 기준 기관투자자의 99.14%(미제시 포함)가 상단 이상 가격에 주문서를 써낸 결과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8960억원으로 예상됐다. 

에이피알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도 증거금 13조9100억원을 끌어모으며 흥행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높은 수요 대비 일반투자자에 배정된 물량(9만4750주) 자체가 적었던 탓에 균등배정으론 한 주도 받지 못하는 '빈손 청약자'가 많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균등배정 물량은 전체(9만4750주)의 절반인 4만7375주로 더 적다. 최소 청약 기준 100명 중 6명 만이 균등배정을 통해 단 1주를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블라인드 앱 갈무리

실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는 "1000주 신청해서 1주 받았다", "5억원 4000주 청약 결과 단 2주 받았다", "5억원 넣었는데 균등배정은 0주로 '꽝'"이란 내용 등의 인증글들이 올라왔다.

실권주 등을 토대로 계산한 우리사주 청약률은 93%로 추산됐다. 최종 집계된 일반 배정 물량은 10만42주, 당초 배정 주식 수(9만4750주)보다 5292주 많다. 이는 우리사주 물량에서 넘어온 실권주로 추정되며, 우리사주 배정 물량(7만5800주)에서 실권주를 제외하면 실제 우리사주조합의 청약 주식 수는 7만508주란 계산이 나온다. 

우리사주 청약 물량은 '완판(완전판매)'되진 않았지만, 예상보다 흥행했단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가가 당초 예상보다 높은 25만원으로 결정된 데다, 에이피알 직원들 대부분이 20~30대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청약률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에이피알 관계자도 "90%대의 청약률도 높다고 보고 있다"며 "MZ(밀레니얼+Z) 직원들이 그만큼 회사의 성장성을 믿고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단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 '부스터 프로'. 사진=에이피알

증권신고서 제출일 기준 에이피알의 직원 수는 419명(계약직 포함), 우리사주 청약 물량이 7만508주란 점에서 1인당 평균 168주를 청약한 것으로 계산된다. 주가가 상장일 공모가의 최대 가격제한폭인 400%까지 움직인다면 1인당 1억3000만원에 달하는 평가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는 이번 상장으로 구주 매출로만 약 175억원을 현금화할 수 있게 됐다. 세금을 제외하면 금액이 이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전체 공모 물량(37만9000주) 가운데 7만주는 모두 김 대표가 내놓은 구주 매출이다. 구주 매출 후 남은 김 대표의 보유 주식은 보통주 248만4854주로 공모가 기준 지분 가치는 6200억원이 넘는다. 

김 대표는 1988년생으로 2014년 20대 대학생 시절 창업했다. 화장품 브랜드 에이프릴스킨, 의류 브랜드 널디, 뷰티 브랜드 메디큐브, 즉석 포토부스 브랜드 포토그레이 등 6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유재석과 김희선을 모델로 내세워 인지도를 쌓은 메디큐브의 뷰티기기 '에이지알'은 '김희선 미용기기'로도 알려졌다.

김 대표는 2020년에는 유튜브 채널 '네고왕'에 출연해 배우 송중기 닮은꼴로도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번 상장으로 돈방석에 앉게 됐다 보니 업계 안팎에서는 "대표가 송중기보다 낫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김 대표의 남은 보유 주식(248만4854주) 중 10만5122주는 보호예수에 따라 상장 후 6개월, 나머지 237만9732주는 2년 6개월 뒤에나 매도할 수 있다. 우리사주 또한 임직원 보호예수 조항에 따라 1년간 팔지 못한다. 때문에 퇴사하지 않는 이상 당장 현금화가 불가능하단 한계가 있다. 퇴사한다고 해도 한 달 뒤 주식이 계좌로 입고돼 그사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주식을 팔 수 있는 시점이 됐을 때 주가가 공모가보다 하락한 상태라면 오히려 손해다. 

증권가에선 에이피알의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세대 디바이스인 '부스터 프로'의 본격적인 글로벌 판매를 고려했을 때, 올해도 에이피알은 양호한 매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이를 고려했을 때 밸류에이션 매력은 크게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상장 당일의 유통 물량 (37%)과 2개월 내 보호예수가 풀리는 물량(23.2%)을 고려했을 때 상장 후 단기 주가 변동성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실적 추정치 기준 에이피알의 2024년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공모가 상단(20만원) 기준 13배"라며 "미용기기와 화장품의 비교그룹의 평균 PER이 10배 중후반에 거래되고 있고, 비교기업별로 히트 제품, 해외 진출 등에 비롯해 고성장했던 구간은 PER 20~30배 이상까지 재평가된 바 있기 때문에 에이피알의 가격 매력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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