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차 배우' 김영옥 "출산 후 12일 만에 촬영..생계 힘들었다" 고백 [종합]
[OSEN=김수형 기자] ‘4인용 식탁’에서 김영옥이 67년 연기인생과 더불어 가정사를 전했다. 특히 모친을 향한 그리움이 지켜보는 이들까지 먹먹하게 했다.
19일 방송된 채널A 예능 ‘절친 토크쇼-4인용 식탁’에서 최고령 여배우로 알려진 김영옥이 출연했다.
이날 배우 김영옥의 일상이 그려졌다. 1958년, 국내최초 TV 방송국에서 아나운서와 성우로 활동한 그는, 이후 배우로 67년간 200여편에 작품에 출연해 활발히 활동했다. 올해 86세로 현역 최고령 여배우다.
김영옥은 20대 초반 배우를 시작해 86세 나이에도 활동 중인 근황을 전했다. 대학재학 시절 교내 방송국에서 활동했다는 김영옥은 국내 최초 TV 방송국 배우로 데뷔, 그때 주인공 많이 했다고 했다.김영옥은 “당시 드라마도 생방송 진행, 리허설 한 번 하고 했다 근데 한 번도 틀린 적은 없다”며 “내 자랑이 됐나 싶은데 장점은 잘 몰라도, 집중력과 암기력이 장점이다 생방송에서 실수없이 연기해 주인공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또 이날 후배들은 김영옥에게 67년차 배우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물었다.이에 김영옥은 “할리우드 태어나 대단한 대우를 받는 배우였다면? 내가 실현할 수 없는 꿈을 안 꾼다”며 “내 자리에서 열심히 한 것에 후회없고 만족한다어느 자리에 나의 쓸모에 기쁨을 느끼기 때문”이라 말했다. 김영옥은 “많은 인물중 나를 캐스팅해주면 인정받는 느낌,그 맛에 산다 내 원동력이다”고 했다. 특히 배우를 후회한 적 없는지 질문엔 “내 자리에서 이만하면 좋았지 않나 배우로 보람은 느꼈지 후회는 전혀 없다”며“다시 태어나도 배우하고 싶다”며 천상배우인 모습을 보였다.
계속해서 김영옥의 러브스토리에 대해서도 물었다. 남편과 연애 결혼했다는 김영옥은 “아나운서였던 남편연기를 싫어하지 않았는데 배우활동으로 집을 비우게 되니 어느날 화낸 적은 있다”며 “하지만 무조건 수긍할 수 없던 상황난 절대 배우를 그만둘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 이후엔 그런 얘기를 안 한다”며 떠올렸다.
그렇게 배우와 성우로 일하며 1남 2녀를 키워낸 김영옥은 “아이들 엄마로 다 잘할 수 없어,일하는 엄마이기에 잘 돌볼 수 없었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심지어 출산 후 바로 일했다는 것. 김영옥은 무려 17일, 또 12일 만에 일을 했다면서“결혼 직후 군대에 간 남편, 아이 가진 지도 몰랐다 고생인 줄 모르고 살다가 둘째를 또 가져, 성우 수입만으론 생계유지가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김영옥은 “어릴 적 홍역에 걸린 딸, 하필 연극무대를 할 때큰 애가 막 피를 토한다고 해 소식 듣고 달려갔다”며 “아이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어 다섯살 아이 업고 병원을 향해 달렸다, 사실 그러면서 성장하는 것”이라며 공감했다.
김영옥은 “지금도 둘째에겐 미안함이 남아있다 둘째 아이를 없애고 싶었기 때문, 그래도 낳았는데, 둘째를 안 낳으려고 했던 마음이 늘 걸린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후 6년 뒤 생활이 안정되고 아들 셋째를 출산했다는 김영옥은“훗날 아들이 엄마 냄새를 맡으며 날 찾았다더라 그래도 아이들이 배우 엄마를 자랑스러워했다”며 자식들에게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영옥은 “이제 아이들 장성하니 오히려 자랑스러워해 나를 지지해준 남편에게 고맙다”고 했다. 이에다시 태어난다면 또 남편과 결혼할지 묻자 김영옥은 “안 살겠다 남자 안 만날 것 예쁜 여자로 태어나서 약올리고 살 것”이라며 재치있는 답변으로 웃음을 안겼다.
하지만 김영옥에게도 아픔은 있었을 터. 김영옥은 “사실 몸이 아플 때 엄마가 보고싶어돌아가신지 오래되었는데 몸이 아프면남편, 자식도 소용없다”며 “옆에 있어도 불러보고 싶은 생각 안 나,그저 ‘엄마..’이렇게 불러진다”고 해 모두를 먹먹하게 했다김영옥은 “엄마가 해준 음식도 생각난다 호박찌개와 쌀밥을 형편이 어려워도 해주셨다”며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리움이 가득한 마음을 전했다.
김영옥은 “근면 성실하셨던 어머니, 자식들 끝까지 뒷바라지 하셨다 부모님에게 경제적으로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 열심히 일했다”며 “내가 잘 벌어서 잘 할 수 있을 땐 이미 돌아가셨다, 그게 늘 마음이 아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김영옥은 “어머니 고단함을 알고도 아이들을 맡겼다, 돌아가시니 어머니 사랑이 더 절절하게 느껴진다”며 "혹시 영혼이 만나는 곳 있을까 그곳에서 어머니 만나면 편안하게 엄마 딸로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해 모두를 먹먹하게 했다. /ssu08185@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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