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엔안보리에 '가자 임시휴전' 첫 제안…"중요한 변화"
표결 여부 및 시기 등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아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미국이 가능한 한 빠른 가자지구의 일시적인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격 반대를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초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주의적 전투 중단(humanitarian pauses)'이 아닌 '휴전(ceasefire)'을 언급한 유엔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져 온 미국이 입장을 다소 누그러뜨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확인한 미국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 초안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일시적인 휴전을 촉구하고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반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도 "우리가 확인한 (미국의) 결의안 초안에는 안보리가 모든 인질 석방 공식에 기초해 가능한 한 빨리 가자지구의 임시 휴전을 지지해야 한다고 적혀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그간 유엔의 조처에서 휴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를 꺼리며 앞서 두 번의 안보리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다만 가자지구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인도주의적 전투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안 표결에서는 기권하며 결의안 통과의 길을 열어줬다.
미국이 이번 결의안 초안에서 직접 휴전을 언급한 것은 이전보다 진일보했지만,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요구에는 못 미친다.
유엔 본부에서 활동하는 알자지라의 외교 편집자 제임스 베이스는 "미국이 처음으로 휴전이라는 단어를 제안했다"며 "이스라엘은 어떤 결의안에서도 휴전이라는 단어를 원하지 않았고, 이제는 미국이 이를 제안하고 있기 때문에 이는 중요한 변화"라고 짚었다.
로이터와 알자지라가 확인한 결의안 초안에서 미국은 "현재 상황에서 라파에 대한 대규모 지상 공격은 민간인에게 추가 피해를 입히고 잠재적으로 이웃 국가로의 이주를 초래할 것"이라며 "그러한 움직임(라파 공격)이 지역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현재 상황에서는 대규모 지상 공격이 진행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적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일부터 피란민들로 포화 상태인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상대로 폭격을 가하고 있다. 가자지구 내 난민 193만 명의 대다수가 현재 라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 지역은 가자지구 전체 면적의 20%에 불과한 만큼 공격이 계속되며 피해도 불어나는 상황이다.
이에 미국은 라파에 대한 공격은 '재앙'이라며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습에 반대의 뜻을 내비쳐 왔다.
미국이 마련한 결의안 초안이 안보리 표결에 부쳐질지, 표결에 부쳐진다면 그 시기는 언제인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안보리 결의는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최소 9개국의 찬성표를 얻어야 하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영국·중국·러시아·프랑스 5개국이 모두 찬성해야 한다.
미국이 마련한 결의안은 20일 유엔 안보리가 표결에 부치는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에 대한 대안으로 보인다.
안보리는 20일 오전 알제리가 제안한 결의안 초안에 대해 투표할 예정이다. 알제리의 초안에는 휴전 외에도 모든 인질의 즉각적인 석방,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민간인 보호, 팔레스타인 민간인 강제 이주 거부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미국 측에서는 인질 석방과 최소 6주 동안의 전투 중단을 목표로 하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 결의안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우리는 이번 거래가 모든 인질을 가족과 재결합시키고 전투를 장기간 중단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믿는다"며 "반대로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된 결의안은 이러한 결과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며, 오히려 반대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이유로 미국은 이 결의안 초안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초안대로 투표가 이뤄지면 채택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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