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에 쓸거죠?”…불법 거래 성행에도 규제는 ‘사각’
[앵커]
요금을 미리 내고 사용하는 선불유심은 본인 확인 절차가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한 명이 여러 대를 개통할 수 있어 이른바 '대포폰'에 악용돼 왔습니다.
피해 사례가 늘면서, 정부도 관련 대책을 꾸준히 내놨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SNS 등에서는 수사망을 피해 차명 유심을 웃돈을 주고 사고 팔고 있습니다.
최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선불 유심을 개통해주면 5만 원을 주겠다'.
가족의 병원비가 필요했던 30대 A 씨, 이 광고 글에 유심 6개를 개통했습니다.
배우자 명의까지 동원해 30만 원을 받았지만, 한 달도 채 안 돼 경찰 전화를 받았습니다.
개통한 유심이 보이스피싱에 이용됐단 내용이었습니다.
[A 씨/음성변조 : "아, 이게 죄가 성립이 되는구나, 나중에 알게 되었어요. (유심 개통하면) 게임 용도로 사용하겠다. 이거에 좀 믿었던 거죠."]
이렇게 개통된 선불 유심, SNS 등에선 웃돈까지 얹어 되팔립니다.
선불유심을 사고 파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직접 들어가서 구매 문의를 해보겠습니다.
일반적인 개통 비용의 약 6배를 요구하고.
[유심 판매자/음성변조 : "10개 사면 300만 원이죠. 10개 정도 원하시면 개인이 쓰는 건 아닌 거 같은데..."]
아예 보이스피싱 용도냐고 묻습니다.
[유심 판매자/음성변조 : "보이스피싱 이런 쪽인가요? 통장에서 통장으로만 안 보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선불 유심은 신분 인증 절차가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신용불량자 등도 개통할 수 있단 점을 노린 겁니다.
실제로 경찰에 적발된 대포폰 10대 가운데 약 8대가 선불폰이나 유심 판매 방식으로 개통됐습니다.
유심 개통 개수를 제한하는 대책도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권헌영/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소액 결제가 단시간에 너무 많은 형태로 이상 징후가 나타날 정도로 보일 경우에는 모니터링을 강화해서..."]
정부는 휴대전화 개통 때 본인 확인을 강화하는 한편, 현재 1인당 한달에 3개, 연간 36개로 제한하고 있는 유심 개통 개수를 연간 6개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최인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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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기자 (in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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