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⅓이닝도 던지겠어" 단장도 감탄한 변화…1R 기대주, 선발 경쟁 구도 흔드나

김민경 기자 2024. 2. 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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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김동주 ⓒ 두산 베어스
▲ 이승엽 감독(왼쪽)과 김동주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저렇게만 하면 8⅓이닝도 던지겠다."

두산 베어스 우완 투수 김동주(22)는 지난해까지 하체를 전혀 이용하지 않고 공을 던져 지적받았다. 상체 힘으로만 공을 던지다 보니 일찍 힘이 떨어져 4회 전후로 180도 다른 투수가 됐다. 두산은 김동주를 선발투수로 키우고자 하는데 계속 상체로만 공을 던지면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김동주도 문제점을 모르지 않았다. 다만 교정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김동주는 올겨울 하체를 이용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고, 이달 호주 시드니 1차 스프링캠프부터 조금씩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김동주가 처음 불펜 피칭에 나섰을 때 두산 관계자들은 "이제야 하체를 쓰기 시작한다"고 입을 모으며 변화를 반겼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하체를 쓰기 위해 노력했을 김동주에게 "이렇게만 던지면 8⅓이닝도 책임질 수 있겠다. 마무리투수한테 바로 공을 넘기면 되지 않나"라고 농담을 섞은 칭찬을 건네며 미소를 지었다.

김동주는 당장 변화를 만족하진 않았다. 그는 "아직은 몸 상태가 100%가 아니라 잘은 모르겠다. 그래도 하체를 이용하면서 던지다 보니까 팔에 무리가 조금 덜 가는 느낌이 든다. 그런 느낌은 받고 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김동주는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하고 2021년 2차 1라운드 10순위로 두산에 입단했을 때부터 스태미나가 약점이었다. 공은 좋은데 공 던지는 체력이 떨어져 손해를 보는 케이스였다. 처음 2년 정도는 김동주가 하체를 쓸 수 있게 하체를 단련하는 훈련부터 시작됐다. 신인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 김동주의 하체는 몰라보게 굵어졌다. 단련한 하체를 바탕으로 이제는 힘을 쓰는 법까지 익히면서 천천히 좋은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

김동주는 올해 선발 경쟁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두산 선발 로테이션은 라울 알칸타라-브랜든 와델-곽빈까지 3자리만 확정된 상태다. 4선발로 좌완 최승용을 고려했는데, 최승용이 왼 팔꿈치 피로골절로 재활할 시간이 필요해 개막 엔트리 합류는 어려워졌다. 2자리가 빈 상황에서 김동주를 비롯해 최원준, 이영하, 박신지, 김유성, 최준호, 김민규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 두산 베어스 김동주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김동주(왼쪽) ⓒ 두산 베어스

선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이닝 소화력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동주는 "내가 5이닝까지 던지고 싶어도 4⅓이닝, 4⅔이닝 이렇게 던지고 내려오는 경기가 너무 많았다.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간다면 최소한 5이닝 이상 던지는 투수가 되고 싶다. 공 던지는 체력을 키우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시드니에서 김동주를 지켜보면서 "(김)동주는 지난해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줬고, 우리 선발 가운데 한 명이다. 선발 5명으로는 1년을 치를 수 없기 때문에 동주같은 선수들이 필요하다. 시즌 초반에 좋다가 중반 힘에 부치면서 부진했지만, 선발투수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캠프에서 하는 것을 보니 본인의 약점이었던 스태미나를 해결해 오고 본인이 노력하는 의지가 강하더라. 분명 좋은 선수가 될 것 같은 느낌이 있고, 분명 좋은 선수가 될 것 같다"고 격려했다.

김동주는 시드니에서 새로운 구종으로 연마하고 있는 커브도 점검하며 선발투수로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그는 "불펜 피칭 때 커브를 좀 던져봤는데, 3년째 연습하고 있는데 잘 안 되긴 한다. 조웅천 코치님께서 커브를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하시긴 했다. 커브는 캐치볼 할 때 연습하고, 내가 주로 던지는 건 직구와 슬라이더, 포크볼이니까 커브는 그렇게 신경 쓰지 말고 하나씩만 보여준다 생각하고 던지라고 하시더라. (곽)빈이 형한테 커브를 잠깐 배웠다. 물어보기는 했는데, 아무리 형들한테 물어봐도 내 느낌이 중요하지 형들의 느낌이 중요한 건 아니더라. 따라 해도 빈이 형의 느낌은 나오지 않는다"며 기존 구종을 더 잘 다듬으면서 커브도 계속해서 연마할 뜻을 내비쳤다.

김동주는 지난해 18경기(선발 17경기)에 등판해 78⅓이닝을 책임졌다. 평균자책점은 4.14로 높은 편이었지만,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길 때마다 빈틈을 잘 채워주면서 가치를 높였다. 4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등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는 지난해 나름대로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체 선발투수'라는 꼬리표를 떼고자 한다.

김동주는 "지난해는 계속 선발로 꾸준히 나갔다는 것만으로도 재작년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안정감 있게, 더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선발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 김동주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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