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영상 투수 행선지, NC도 KIA도 당연히 아니었다… 이대로 미국서 잊히나

김태우 기자 2024. 2. 20.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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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2024년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있는 트레버 바우어
▲ 바우어는 메이저리그 복귀를 바라고 있으나 그를 보는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0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트레버 바우어(33)는 팬들 사이에서 2년 연속 “KBO리그에 오는 것 아닌가?”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어야 했다. 물론 그런 일이 현실로 일어날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묘하게 상황이 겹쳤다. 어쩌면 바우어의 험난한 현재 상황을 상징하고 있을지 몰랐다.

2020년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전성기를 구가한 바우어는 2021년 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와 3년 총액 1억 달러의 대형 계약을 터뜨리며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듯했다. 괴짜 같은 성격으로 유명하지만, 실력은 확실한 선수였다. 다저스 이적 이후에도 나쁘지 않은 활약이었다. 1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59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2년 시즌 중반 여성 폭행 사건이 터지며 바우어의 경력이 산산조각 나기 시작했다.

검찰로부터 기소된 바우어는 법의 처벌을 받기 전,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무거운 처벌을 받았다. 사건이 터지자마자 제한선수 명단에 올라가며 더 이상 경기에 나가지 못하고 발이 묶인 바우어는 이후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두 시즌 출장 정지 처분을 받고 경력이 위기에 몰렸다. 가정 폭력, 여성 폭력, 성 폭력에 굉장히 민감한 메이저리그의 성향에, 평소 메이저리그를 향해 거침없는 독설을 퍼부었던 바우어에 대한 괘씸죄가 포함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약물 복용보다도 훨씬 더 무거운 징계가 내려졌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진 바우어는 2023년 시즌을 앞두고 해외 무대 진출을 타진한다고 스스로 공개 선언했다. 해외 무대라고 하면 사실 일본이나 한국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는데 당시 일본 구단들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NC가 외국인 투수 선발이 늦어지면서 바우어의 이론적인 선택지가 됐다. 물론 NC는 바우어 영입을 나선 적이 없다고 밝혔고, 바우어는 일본 요코하마와 계약하며 1년간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2024년 시즌을 앞두고도 갈 곳이 마땅치 않은 바우어다. 요코하마는 재계약을 원했다. 그러나 바우어는 메이저리그 복귀를 우선순위에 뒀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러자 KBO리그 구단 중 마지막까지 외국인 투수를 결정하지 않았던 KIA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냉소적인 반응도 나왔다. 물론 KIA도 바우어 영입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스프링트레이닝에 모두 들어간 현시점까지도 바우어의 행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바우어는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만 받고 뛰어도 된다면서 적극적인 어필에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반응은 싸늘하다. 일본에서도 사고를 쳤다. 부주의한 운전으로 2명의 사망자를 낸 한 주일미군이 조기 석방돼 일본 정서가 좋지 않았는데 바우어가 이를 환영하는 글을 올려 일본 팬들을 부글부글 끓게 했다. 바우어가 사과하기는 했으나 이제는 요코하마도 그를 다시 품기가 곤란한 상황이 됐다.

▲ 바우어는 주일미군을 옹호하는 글로 일본 내 여론도 좋지 않은 편이다
▲ 아직도 경력의 기로에 서 있는 트레버 바우어

그런 바우어는 계속해서 자신을 ‘홍보’ 중이다. 최근 유튜브 채널에 자신이 투구하는 영상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투구 장면보다는, 그 투구를 한 장소 때문이었다. 미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LA 에인절스의 캠프지가 잡힌 것이다. 이 때문에 바우어가 LA 에인절스와 뭔가 교감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미 ‘오렌지 카운터 레지스터’도 “바우어가 친구들과 대전하는 재미있는 영상이지만, 비디오에 등장한 타자 중 하나는 LA 에인절스의 내야수 마이클 스페파닉이었다. 시설의 사용허가를 어떻게 얻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바우어는 이미 메이저리그에서의 징계는 다 끝났다. 복귀에 걸림돌은 없다. 바우어는 메이저리그에 돌아갈 수만 있다면 어떤 조건이라도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다. 최근 볼티모어 연계설에 대해 바우어는 SNS에 “그곳에서 던지고 싶다”고 밝혀 또 한 번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사고뭉치’라는 이미지가 있어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그에 대한 경계심을 풀지는 알 수 없다. 지금까지도 마찬가지다. 바우어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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