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없는 병원, 비상진료체계 버틸 수 있는 기간 2~3주”

허지윤 기자 2024. 2. 20.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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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2000명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이 20일 집단 사직 등 단체 행동에 나서면서 비상진료체계 가동이 현실화했다.

정통령 중앙사고수습본부 중앙비상진료상황실장은 "여러 병원 상황을 보면 대략 2∼3주 정도는 기존 교수들과 전임의, 입원전담전문의, 중환자실전담전문의 등 전공의를 제외한 인력으로 큰 차질 없이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비상근무 당직 체계를 짜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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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지 않은 수술·입원 연기
당직에 교수들 대거 동원
이른바 '빅5' 병원의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한 19일 서울의 한 대학 병원에서 의료진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2000명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이 20일 집단 사직 등 단체 행동에 나서면서 비상진료체계 가동이 현실화했다.병원들은 전공의들의 빈 자리에 대체인력을 투입하면서 대응할 예정인데, 전공의 공백 사태가 길어질 경우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20일 의료계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인해 가동되는 비상진료체계로 버틸 수 있는 마지노선은 대략 2∼3주 정도로 여겨진다. 특히 전공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상급종합병원의 부담이 크다. 각 병원에서는 급하지 않은 수술이나 입원을 연기하고, 당직에 교수들을 대거 동원하면서 전공의의 업무 공백을 메우고 있다.

복지부는 2020년 의대 증원을 추진 당시 전공의의 ‘무기한 총파업’ 경험을 토대로, 이번에도 30∼50% 정도의 진료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이에 상급종합병원을 중증·응급 환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경증·비응급 환자는 종합병원이나 병의원으로 갈 수 있게 해 의료 시스템의 과부하를 막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다만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축소된 진료체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한정적이다.

정통령 중앙사고수습본부 중앙비상진료상황실장은 “여러 병원 상황을 보면 대략 2∼3주 정도는 기존 교수들과 전임의, 입원전담전문의, 중환자실전담전문의 등 전공의를 제외한 인력으로 큰 차질 없이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비상근무 당직 체계를 짜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상으로 기간이 길어지면 이분들의 피로도가 누적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때는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 중 필요한 인력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전공의들은 2020년 당시 의대 증원에 반발해 8월 7일 한차례 총파업을 벌였고, 같은 달 14일 대한의사협회의 총파업에 참여했다. 이후 같은 달 21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당시 수술 취소, 진료 차질 등 ‘의료대란’이 벌어졌고, 결국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 지 2주 만에 정부가 ‘백기’를 들었다. 같은 해 9월 4일 대한의사협회와 정부가 의정 합의를 맺으며 갈등이 일단락됐으나, 전공의들은 9월 8일에야 업무에 복귀했다.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의료대란이 불거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전공의들이 ‘파업’했던 2020년과 달리, 이번에는 복귀하지 않는 ‘사직’ 카드를 꺼낸 데다, 만약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로서 병원에 남아 세부 전공을 배우는 ‘전임의(임상강사)’들도 집단 사직 대열에 가세할 경우 의료 공백이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전공의들이 제출한 사직서를 각 병원이 수리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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