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AI 수요… 반도체 신시장 열린다

김동욱 기자 2024. 2. 20.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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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전자업계에 부는 인공지능 바람] ②삼성전자·SK하이닉스, 앞다퉈 HBM·CXL 주목

[편집자주]전자업계에 인공지능(AI) 바람이 분다. AI를 활용한 기기와 서비스가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IT·가전제품에는 클라우드를 연동하지 않아도 기기 자체에서 AI 기능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AI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반도체와 부품업계도 AI에 최적화된 고부가 제품을 개발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AI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자업계의 현황을 살펴봤다.

인공지능(AI) 수요 증가로 인해 반도체 신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에서 흔들리는 삼성 깃발. /사진=뉴스1
▶글 쓰는 순서
①똑똑해야 팔린다… IT·가전 제품에 스며든 'AI 두뇌'
②늘어나는 AI 수요… 반도체 신시장 열린다
③AI 시장 성장에 LG이노텍·삼성전기 웃는 이유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과 머신러닝·빅데이터 사용 확대로 반도체 신시장이 열리고 있다. 짧은 시간 동안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만큼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컴퓨터익스프레스링크(CXL) 등 차세대 기술이 주목받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레거시(범용)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늘려 신기술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AI 시대 필수 '부상'… 삼성·SK, 기술개발 속도전


삼성전자가 개발한 CXL 2.0 D램. /사진=삼성전자
HBM과 CXL은 AI 시대 필수 제품 및 기술로 꼽힌다. HBM은 겹겹이 쌓인 D램 칩을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로 수직 연결한 제품이다. 데이터 전송 통로를 다수 구현해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기존 D램 제품보다 초당 데이터 처리 속도가 10배 이상 빠르다. CXL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D램, 저장장치 등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차세대 인터페이스 기술이다. 다수의 장치를 한 번에 연결, 장치별 인터페이스를 거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처리 지연 문제를 해결했다.

HBM과 CXL 모두 성장 가능성이 크다. 각 제품·기술은 빠르고 효율적인 데이터 처리능력 덕분에 많은 정보를 다루는 AI·머신러닝·빅데이터에 주로 사용된다. 챗GPT 대중화 등 해당 산업의 성장 속도가 빠른 만큼 HBM·CXL 시장도 덩달아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HBM 시장은 지난해 20억달러(약 2조6600억원)에서 2028년 63억달러(8조3700억여원)로 커질 전망이다. 올해 본격 개화가 예상되는 CXL 시장 규모는 2028년 150억달러(약 19조9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시장정보업체 욜그룹은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선점을 위해 기술 확보에 주력해 왔다. 삼성전자는 2016년 업계 최초로 고성능 컴퓨팅(HPC)용 HBM2(2세대)를 상용화했다. 지난해는 HBM3E(5세대) D램 샤인볼트를 공개했다. HBM 선두주자로 꼽히는 SK하이닉스는 1세대(HBM·2013년), 3세대(HBM2E·2019년), 4세대(HBM3·2021년) 등을 최초 개발했다. 2023년에는 HBM3E를 개발하고 고객사 샘플 공급을 통한 성능 검증을 진행했다. 양산은 올 상반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6세대인 HBM4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CXL 관련 기술도 공들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기업용 리눅스 운영체제인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를 대상으로 CXL 메모리 동작 검증에 성공했다. 같은 해 5월에는 업계 최초로 CXL 2.0 지원 128기가바이트(GB) D램을 공개했다. 해당 제품은 CXL 메모리를 묶어 풀(Pool)을 구성하고 여러 호스트(CPU·GPU 등)가 용량을 나눠 쓰도록 하는 '메모리 풀링' 기술로 전력 소모를 줄인 게 특징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실물 서버에 적용한 DDR5 96GB CXL 2.0 메모리와 CXL 분리형 메모리 솔루션 '나이아가라' 시제품을 공개했다. CXL 메모리에 연산 기능을 통합한 솔루션인 CMS 2.0 성능 시연도 진행했다.


고부가가치 반도체, 불황 극복 '효자'로 등극


SK하이닉스가 올해 초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4에서 공개한 제품. /사진=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범용 제품을 감산하고 HBM 등 고부가가치 생산 비중을 늘렸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HBM 비트 판매량은 전 분기보다 40% 이상 증가했다. 전년 동기와 견줬을 때는 3.5배 규모로 성장했다. 고부가가지 제품 확판에 집중하며 시장을 상회하는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를 기록한 것. SK하이닉스는 지난해 HBM3 매출이 전년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 AI향 솔루션으로 HBM을 주력 제공하고 있으며 CXL 등 차세대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는 게 SK하이닉스 설명이다.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는 메모리 반도체 불황 극복에 도움을 줬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지난해 분기별로 매출은 늘고 적자는 줄었다. 2023년 1~4분기 삼성전자 DS 부문 매출은 각각 ▲13조7300억원 ▲14조7300억원 ▲16조4400억원 ▲21조6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4조5800억원 ▲4조3600억원 ▲3조7500억원 ▲2조1800억원 등으로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1조3055억원, 영업이익 3460억원을 거두며 2022년 4분기부터 이어져 온 적자를 끊었다.

양사는 올해도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첨단공정 기반 프리미엄 제품 수요에 대응해 수익성을 확보한다. HBM3E 적기 양산과 12단 전환 가속화 등으로 HBM 경쟁력을 강화하고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CXL 메모리 생태계 발전을 꾀한다. SK하이닉스는 HBM3E, HBM4 개발을 진행하고 용량 확장을 위한 CXL 혁신을 지속한다. 서버와 모바일 시장에 DDR5, LPDDR5T 등 고성능·고용량 제품을 적기에 공급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열린 콘퍼런스콜을 통해 "생성형 AI 관련 HBM 수요 등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올 1분기 메모리 사업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며 "고객 맞춤형 HBM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고객별로 성능을 최적화한 커스텀 HBM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업계 선두 경쟁력을 확보한 AI향 메모리 제품 기술개발을 가속하고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성장과 수익을 확신할 수 있는 영역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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