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야 팔린다… IT·가전 제품에 스며든 'AI 두뇌'
[편집자주]전자업계에 인공지능(AI) 바람이 분다. AI를 활용한 기기와 서비스가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IT·가전제품에는 클라우드를 연동하지 않아도 기기 자체에서 AI 기능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AI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반도체와 부품업계도 AI에 최적화된 고부가 제품을 개발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AI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자업계의 현황을 살펴봤다.
①똑똑해야 팔린다… IT·가전 제품에 스며든 'AI 두뇌'
②늘어나는 AI 수요… 반도체 신시장 열린다
③AI 시장 성장에 LG이노텍·삼성전기 웃는 이유
인공지능(AI) 기술 적용이 IT(정보기술)와 가전제품 분야에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AI 두뇌를 탑재한 기기들이 외부 클라우드와 자유로운 연동을 통해 소비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 개인 비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최근에는 외부 서버를 거치지 않아도 기기 내부에서 AI 기능을 실행하는 '온디바이스 AI'로 영역이 넓어지면서 IT·가전업계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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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홈은 그동안 사용자가 스마트폰이나 TV 등을 통해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된 다른 기기들을 제어하거나 자동화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현재는 사용자가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기기와 서비스가 스스로 상황을 감지하고 사용자에게 선제적으로 맞춤형 홈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핵심은 AI다. 기기에 탑재된 AI가 외부 서버와 연동해 사용자 행동 패턴과 사용 환경을 스스로 학습하고 분석해 가사는 물론 건강·안전·에너지 절감 등 생활 전 분야에서 개인 삶의 질을 향상하도록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등 외부 서버와의 연동 없이도 기기 자체에서 AI 기능을 활용하는 '온디바이스 AI' 시대가 열리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기기 내부에서 정보를 직접 처리하기 때문에 클라우드 기반 AI 대비 뛰어난 보안성, 빠른 작업 속도, 낮은 전력 소모 등이 특징이다.
온디바이스 AI 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업체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초 AI 스마트폰인 '갤럭시S24'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 스마트폰의 대표적인 AI 기능은 실시간 통역이다. 갤럭시S24 시리즈 사용자들은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 없이 기본 탑재된 전화 앱을 통해 실시간 통역 통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온디바이스 AI로 통역이 이뤄지기 때문에 통화 내용이 휴대폰 외부로 노출될 가능성도 없어 사용자는 보안 걱정 없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안은 직관적인 온디바이스 AI의 장점으로 사적이거나 보안이 필요한 기밀 정보의 클라우드 전송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며 "또한 디바이스 내 유저의 개인 데이터나 카메라·마이크 등 센서데이터를 기기 내 AI 모델이 학습해 사용자의 요청에 대해 더 알맞은 답을 추론하고 응답할 수 있어 클라우드 AI보다 훨씬 더 개인화된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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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올해부터 모든 제품을 온디바이스 AI로 출시할 방침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025년까지 온디바이스 AI 시장의 55%를 점유할 것"이라며 "특히 삼성전자는 자체 파운드리 생태계 (SAFE) 협력사들과 AI 반도체 설계, 생산 노하우를 공유하며 지원을 강화하고 있어 하드웨어 강점을 기반으로 향후 온디바이스 AI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대 시킬 전망"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온디바이스 AI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일찌감치 로봇청소기,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다양한 제품에 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AI칩'을 개발했다. LG전자의 AI칩은 ▲공간, 위치, 사물, 사용자 등을 인식하고 구분하는 '영상지능' ▲사용자의 목소리나 소음의 특징을 인식하는 '음성지능' ▲물리적, 화학적 변화를 감지해 제품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는 '제품지능' 등을 통합적으로 구현한다. AI칩을 탑재한 제품은 스스로 학습하고 추론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한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한 예로 LG전자가 최근 선보인 'LG 휘센 타워'는 사용자 위치를 파악해 최적의 냉방을 제공한다. LG전자가 올해 출시한 2024년형 'LG 그램'은 사용자의 명령을 인식하고 노트북 내 저장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내용을 검색 및 추천하거나 요약한다.
LG전자는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고도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AI 기술 개발 및 서비스 기업인 업스테이지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온디바이스 AI 기반의 '경량화 언어 모델(SLM)', 노트북에 적용하는 AI 기능 및 서비스 개발 협업 등을 단계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온디바이스 AI 기기 확산으로 소비자들의 관련 제품 수요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프리미엄 가전기기, 고성능 PC(HPC)에 적극적으로 온디바이스 AI를 채택할 것"이라며 "주요 기기의 사양 상향과 함께 교체 수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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