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결과 믿을 수 있나?…10년 이상 노후 특수의료장비 '수두룩'

서한기 2024. 2. 2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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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이 10년 이상 노후화된 CT(전산화단층촬영장치), MRI(자기공명영상진단기), Mammo(유방촬영용장치, 맘모그래피) 등 고가의 특수의료장비에 대한 품질관리를 강화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제조연한별 특수의료장비 설치 현황'자료를 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CT, MRI, Mammo 전체 설치대수 8천87대 중 42.5%인 3천442대가 10년 이상 사용한 노후 특수의료장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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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관리 강화…관리검사 주기 단축, 사용연수 따라 검사 수가 차등 추진
병원 진료ㆍ진찰 (PG) [김민아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보건당국이 10년 이상 노후화된 CT(전산화단층촬영장치), MRI(자기공명영상진단기), Mammo(유방촬영용장치, 맘모그래피) 등 고가의 특수의료장비에 대한 품질관리를 강화한다.

장비 노후화에 따른 품질 저하로 검사 결과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중복 검사로 환자의 의료비 부담과 재정 낭비를 초래하는 상황을 개선하려는 취지에서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발표한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년)에서 이런 내용의 의료장비 관리 강화방안을 올해부터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품질관리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사용 연수에 따른 장비 노후화와 성능을 연계해서 검사 수가를 차등 적용하는 등의 체계를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도입 후 10년 이상 된 장비에 대한 품질관리검사 주기를 단축하고, 품질관리검사기관에 대한 관리ㆍ감독을 강화한다.

국내에 설치된 CT, MRI, Mammo 등 특수의료장비의 노후화는 심각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제조연한별 특수의료장비 설치 현황'자료를 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CT, MRI, Mammo 전체 설치대수 8천87대 중 42.5%인 3천442대가 10년 이상 사용한 노후 특수의료장비였다.

CT는 2천321대 중 10년 이상 20년 미만은 34.6%인 803대, 20년 이상 30년 미만은 2.3%인 53대, 심지어 30년 이상 1대였다.

제조 시기를 알 수 없는 CT도 5대나 됐다.

MRI의 경우 1천983대 중 10년 이상 20년 미만은 36.9%인 731대, 20년 이상 30년 미만은 3.2%인 64대에 달했다.

Mammo는 3천783대 중 10년 이상 20년 미만은 35.3%인 1천335대, 20년 이상 30년 미만은 11.4%인 430대, 30년 이상은 0.5%인 20대였다.

[제조연한별 특수의료장비 설치 현황(2023년 6월 말, 단위: 대, %)

* 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특수의료장비는 촬영 횟수가 많아 성능의 감가상각이 심하고, 대부분 수입제품이어서 부품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기 일쑤다. 그렇다 보니 사용기간이 10년만 지나도 다른 의료장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후도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낡은 의료장비로 환자를 검사하면 검사 품질과 진단ㆍ치료의 정확도가 떨어질 우려가 크고, 재촬영 비율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특히 특수의료장비의 노후 정도나 품질과 관계없이 건강보험에서 똑같은 검사수가를 보상해 주다 보니, 의료기관에서 값비싼 최신장비를 설치하기보다 중고 장비를 도입해 적잖은 의료기관이 중고 장비를 사용 중이라는 점이 문제다.

2023년 8월 말 현재 전국적으로 등록된 고가 특수의료장비의 중고장비 도입현황을 보면 총 8천132대 중 26.5%인 2천158대가 중고장비였다.

MRI의 경우 1천998대 중 21.4%인 428대, CT는 2천329대 중 22.7%인 529대, Mammo는 3천805대 중 31.6%인 1천201대가 중고 장비로 나타났다.

[특수의료장비 중고장비 도입 현황 (단위: 대)]

* 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남인순 의원은 "주요 선진국은 늘어나는 고가 영상진단장비 지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규제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노후도나 장비 성능 등과 연계해 검사수가 차등제를 도입하고 낡은 장비는 시장에서 자동으로 퇴출당하게 기준을 마련하는 등 특수의료장비 검사품질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프랑스의 경우 7년 이상 장비로 촬영하면 CT는 약 28.6%, MRI는 약 13.7%의 검사수가를 감액하는 등 장비의 사용기간, 촬영 횟수, 장비 성능 등에 따라 수가를 차등 적용하고 있다.

호주도 사용연수 10년 이상 장비로 찍으면 수가를 40% 감액하고, 일본은 장비의 성능별로 수가를 책정하고 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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