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도 문 열었네"...서초구 대형마트, 옆 동네 주민도 찾았다
휴일 변경에 따른 추가 근로자 선발 계획은 없어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최초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한 서초구에서 휴일 방문객이 늘고 매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소재 3개 대형마트인 이마트 양재점, 롯데마트 서초점, 킴스클럽 강남점은 의무휴업일 변경 첫날인 지난 1월 28일 정상 영업을 진행했는데, 이날 평소보다 많은 고객이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기 어렵지만, 1월 29일 당일 매출은 의무휴업일 지정 이전 휴일보다 많았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본사 직원들이 현장에서 자체 조사한 결과 이날 방문객 중 서초구 주민 외에도 인접한 강남구와 송파구에 거주 중인 고객들도 상당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의무휴업일 변경 2주차인 2월 4일 방문객은 지난해 휴일 평균 방문객보다 많았다"며 "서초구에 있는 대형마트는 앞으로 매주 일요일 정상 영업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객이 유입된 효과 같다"고 말했다.
서초구에는 3개 대형마트와 함께 휴일 영업 규제 대상이었던 31개 SSM도 분포해 있다. 다만 SSM은 주 고객층이 근거리 거주자라는 특징을 고려할 때 대형마트처럼 외부에서 고객이 유입되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초구 소재 대형마트와 SSM은 앞으로 매월 두 번째, 네 번째 수요일(킴스클럽 강남점은 월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운영한다.
서초구에 이어 두 번째로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하는 동대문구에는 대형마트 2곳(홈플러스 동대문점, 롯데마트 청량리점)과 10개의 SSM이 영업 중이다.
동대문구는 지난 1월 29일 관내 대형마트와 SSM 매장 의무휴업일을 매월 두 번째, 네 번째 수요일 자율휴무(명절이 속한 주는 명절 당일)로 변경하는 운영안을 고시했다. 이에 따라 설 명절 당일은 지난 2월 10일 대형마트가 쉬었고, 다음날인 2월 11일은 일요일에도 정상 운영했다.
동대문구 소재 대형마트도 서초구처럼 인접 자치구에서 고객이 유입될지 여부는 실질적으로 첫 의무휴업일 해제 효과가 기대되는 2월 25일 방문객 규모와 매출 등으로 추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다른 자치구 주민들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변경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지만, 결정권자인 관할 구청은 관내 전통시장 분포 현황과 대형마트와의 상생 협약 효과 등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이다. 다만 인접 자치구로 소비층이 이탈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점차 논의가 확산할 전망이다.
서울시의회에선 관련 조례 개정안도 나왔다. 김지향 시의원(국민의힘·영등포4)은 지난 1월 23일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대상에서 온라인 배송을 제외하고, 월 2회 의무휴업일을 이해당사자와 합의를 거쳐 시 전체가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시장이 구청장에게 권고할 수 있는 내용의 유통조례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조례안은 지난 11년간 지속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따른 전통시장 매출 증대 효과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지난해 9월 발표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따른 주변 상권 유동 인구와 매출 변화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형마트가 쉬는 일요일 주변 상권 생활 밀접 업종(외식업·서비스업·소매업) 매출은 영업하는 일요일과 비교해 1.7% 감소했다. 반면 e커머스를 비롯한 온라인유통업 매출액은 대형마트 휴일이 영업일보다 13.3%, 휴업 직후 월요일이 19.1% 각각 증가했다.
한편 대형마트 운영사들은 의무휴업일 변경에 따른 추가 인력 선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사 관계자는 "의무휴업일 변경으로 일요일 휴무가 평일로 바뀌지만 근로 시간이 연장된 것은 아니고, 기본적으로 3교대 근무제가 유지되므로 인력을 추가로 고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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