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룰라 기피인물 지정…브라질 "발언 사과 안 한다"(종합2보)[이-팔 전쟁]

이명동 기자 2024. 2. 20.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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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실바 브라질 대통령을 외교적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19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카츠 장관은 이날 페데리쿠 마예르 이스라엘 주재 브라질 대사를 초치해 "나와 모든 이스라엘 시민의 이름으로 룰라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을 철회할 때까지 이스라엘에서 외교적 기피인물이라고 그에게 전달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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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츠 외무, 브라질 대사 초치…"발언 철회까지 기피인물"
룰라 "가자지구 현재 상황은 홀로코스트 외엔 전례 없다"
브라질 대통령수석고문 "이스라엘 스스로 고립의 길로"
[뉴욕=AP/뉴시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3.09.19.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실바 브라질 대통령을 외교적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19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카츠 장관은 이날 페데리쿠 마예르 이스라엘 주재 브라질 대사를 초치해 "나와 모든 이스라엘 시민의 이름으로 룰라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을 철회할 때까지 이스라엘에서 외교적 기피인물이라고 그에게 전달해 달라"고 강조했다.

외교사절을 둔 정부는 비엔나협약 제9조에 따라 외교적 기피인물을 지정할 수 있다. 정부는 여기에 오른 인물과 관련해 이유를 부연하지 않고 이들의 부임을 거부하고 외교적 면책 특권을 박탈할 수 있다. 다만 룰라 대통령은 외교사절이 아니기 때문에 가츠 장관의 표현은 강한 항의를 담은 정자적 수사로 풀이된다.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의 아들인 카츠 장관은 야드 바솀 홀로코스트 기념관에서 마예르 대사를 만나 "이스라엘은 (룰라 대통령의 발언을) 잊지 않고,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나치와 (아돌프) 히틀러가 내 가족을 포함해 유대인에게 한 짓을 그 어떤 곳보다 잘 증명하는 곳으로 당신을 데려왔다"며 "정의로운 이스라엘의 하마스와 전쟁을 히틀러와 나치의 만행과 비교하는 것은 치욕이며, 심각한 반유대주의적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마예르 대사에게 희생자 목록에 오른 자신의 조부모 이름을 보여줬다.

전날 룰라 대통령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가자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전쟁이 아니라 대량학살"이라며 "군인과 군인의 전쟁이 아니다. 고도로 준비된 군대와 여성과 아이 사이의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사람과 가자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히틀러가 유대인을 학살하기로 결정한 때를 제외하면 역사상 다른 어떤 순간에도 일어난 적이 없다"고 둘을 동일 선상에 뒀다.

[예루살렘=신화/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7일(현지시간) 예루살렘 집무실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기이한 요구에 굴복한다면 인질 석방을 끌어내지 못할 뿐 아니라 또 다른 대학살을 자초하는 일"이라며 무장 정파 하마스가 제시한 휴전안을 거부했다. 2024.02.08.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내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룰라 대통령의 발언은 수치스럽고 우려스럽다. 이는 홀로코스트를 사소하게 여기는 것이고, 유대 민족과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침해하려는 시도"라며 "이스라엘은 국제법을 수호하면서 완전한 승리를 거둘 때까지 조국의 방위와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다니 다얀 야드 바솀 회장도 "이 발언은 노골적인 반유대주의를 상징한다"면서 "증오와 무지가 터무니없이 결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룰라 대통령 측은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단언했다.

CNN에 따르면 셀수 아모링 브라질 대통령수석고문은 "우리는 항상 서로를 큰 존경심으로 대하고 '두 국가 해법'을 옹호해 왔지만, 사과할 것이 없다"며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점차 고립되는 길로 몰아넣고 있다"고 전했다.

두 국가 해법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전의 국경선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해 분쟁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자는 방안이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시작된 뒤로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 사망자 수는 2만90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이스라엘 측은 사망자 중 최소 1만 명 이상이 하마스 테러범이었다며 자신의 행위를 일정 부분 정당화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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