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D-50 오리무중 총선판, 시대정신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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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10총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4년 만에 300명의 입법 권력자를 국민 손으로 물갈이하는 선거축제다.
그동안 대통령선거나 총선 등 큰 선거에는 국민의 마음을 결집시키는 '시대정신'이 있었다.
국민은 오리무중의 선거판에서 "어쩔 수 없어서 찍어야 한다"는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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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제시 없이 이해타산에만 골몰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10총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4년 만에 300명의 입법 권력자를 국민 손으로 물갈이하는 선거축제다. 하지만 유권자 반응은 냉담하다. 여야 정치권의 이해득실 싸움으로 선거구 획정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주요 정당의 막바지 공천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지만, 계파 갈등에 따른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거대 양당 이전투구에 염증을 느끼는 중도층과 무당파를 겨냥한 개혁신당은 출범 초부터 휘청거리며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앞서 21대 총선 당시 엄청난 비난을 자초한 위성정당 문제는 개선되지 않고 선거가 치러진다.
그동안 대통령선거나 총선 등 큰 선거에는 국민의 마음을 결집시키는 ‘시대정신’이 있었다. ‘군부독재 타도’, ‘정권 재창출 및 교체’,‘양극화 해소’, ‘국가경제 부흥’, ‘상식과 공정사회’ 등 각 시대를 관통했던 화두다. 유권자들은 거대한 물결처럼 힘을 보탰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 긍정적인 변화와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다. 이번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종복좌파 운동권 척결’을,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찰독재 심판’을 각각 핵심 메시지로 내세웠다. 거대 양당에서 떨어져나온 4개 정치세력이 한 배를 탄 개혁신당은 1987년 5년 단임 대통령 직선제 이후 굳은 양당체제 폐단 극복을 기치로 내걸었다. 새로운 시대 새 바람을 바라는 국민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평이다.
국민은 오리무중의 선거판에서 “어쩔 수 없어서 찍어야 한다”는 심정이다. 국회 스스로 법을 개정해 2015년 선거 1년 전까지 선거구를 정하도록 한 제도를 무시하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12월 5일 선거구획정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획정안조차 여야가 자신들의 텃밭에 미칠 영향을 따지며 힘 겨루기를 하고 있다. 결국 시간에 쫓겨 막판에 나눠 먹기식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거대 양당의 의석 챙기기 수단인 위성정당이 곧 창당되고, 일부 극렬 지지층에 의존해 비례의석을 노리는 특정 인사의 정당도 다수 출현할 전망이다. 소수정당이나 신생정당에도 공정하게 의석을 배분한다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왜곡되는 데도 정치권은 이해타산만 따진다. 양당체제를 타파하겠다는 개혁신당은 선거운동 주도권과 공천 문제 등을 놓고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다. 원내 1당을 다투는 거대 양당과 제3지대가 저마다 의회권력 장악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저출생과 양극화 현상 심화 등으로 미래가 암울하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언제 멈출 지 모른다. 올해 대선이 있는 미국 등 각국은 전환기를 맞았다.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는 정치권은 급변하는 세상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책무가 있다. ‘혐오’가 아니라 ‘통합’이 우선이다. 극단적인 진영정치에 기대는 ‘그들만의 선거판’을 만들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시대적 소명에 충실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공약과 비전 등을 제대로 제시한다면 국민적 선택이 따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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