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기후 정치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월드투어 도중 미국프로풋볼 슈퍼볼 경기를 보려고 전용기를 이용해 수십t의 탄소를 배출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스위프트는 지난 11일 일본 공연을 마치자마자 약 8천900㎞를 이동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경기장에 도착했다. 연인 트래비스 켈시가 속한 캔자스시티 치프스를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스위프트가 전용기 사용으로 엄청난 양의 탄소를 배출했다는 지적이다. 일본에서 미국까지 이동한 거리와 다음 공연지인 호주까지 이동할 거리를 합치면 약 2만2천㎞에 이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스위프트가 팰컨900 제트기를 타고 도쿄에서 라스베이거스, 멜버른까지 이동한다면 약 29시간 비행으로 8만800갤런(3만3천311ℓ)의 연료가 소모된다”고 비판했다. 배출 탄소는 90t으로 추산됐다. 스위프트는 2022년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한 유명인, ‘기후 악당 1위’로 꼽혔다. 그해 전용기를 170회 사용해 탄소 8천293t을 배출했는데 1인당 평균 배출량의 1천184배다.
기후 악당은 기후위기에 대응하지 않는 국가나 기업, 사람을 뜻한다. 한국은 ‘기후 악당’ 국가로 낙인찍혀 있다. 지난해 12월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기후행동네트워크(CAN)가 기후 악당 국가에 수여하는 ‘오늘의 화석상’ 불명예도 안았다.
4·10 총선을 앞두고 ‘기후유권자’들이 나섰다.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기후정치시민물결’이 지난 14일 올해를 ‘기후정치’ 원년으로 선언했다. ‘기후정치 원년 시민선언’은 문화·예술·종교·과학·환경 분야를 대표하는 73인이 공동 제안했다. 이들은 “22대 국회 임기인 2024년부터 2028년까지는 인류가 기후 파국을 막을 수 있을지 결정될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했다.
기후위기는 단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식량·식수난, 산불·폭염·홍수, 팬데믹 같은 재앙이 더 심각해지는 재난이다. 그런데 정치권이 손 놓고 있자 시민들이 나선 것이다. 이번 총선에 정당과 정파를 넘어 기후위기 대응에 의지 있는 정당과 정치인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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