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비 "DLC는 주인공과 마리 과거 조명할 계획이다"
많은 게이머의 눈물샘을 자극한 네오위즈 '산나비'가 DLC로 주인공과 마리의 과거 이야기를 만들겠다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산나비는 로프 액션 플랫폼 인디 게임으로 한국풍 사이버펑크 세계관을 표현한 게임이다. 특히 미래의 대한민국이 아닌 미래의 조선을 배경으로 하는 색다른 전개를 선보여 흥미를 끌어올렸다.
스토리는 전직 군인이었던 주인공이 딸의 죽음과 관련 있는 수수께끼의 존재인 산나비의 행적을 쫓아 마고 그룹이 운영했던 마고 특별시에 잠입해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첫 공개 시점부터 산나비를 향한 게이머들의 관심이 집중됐고 출시 직후 게임 인플루언서들을 포함한 수많은 유저가 감동적인 스토리, 개연성 높은 전개, 수려한 도트 그래픽 및 연출 등에 극찬을 남긴 바 있다.
이제 유저들의 관심사는 DLC로 집중됐다. DLC에서는 본편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내용과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산나비 개발사 원더포션 유승현 대표가 직접 팬들에게 개발 비화와 향후 DLC 관련 방향성을 공유했다.
- 산나비 개발자 Q&A
Q. DLC는 어떤 방향성을 만들 예정인가?
DLC의 경우 주인공과 마리의 과거 이야기를 만들 예정입니다. 본편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던 보스나 어떤 플레이 방식으로 짧은 DLC를 만들 예정이고요. 아직 어떠한 보스나 플레이가 들어갈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Q. DLC 이후 산나비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는 게임을 개발할 계획이 있는가?
산나비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다. 사실 아직 어떻게 만들지는 모르겠습니다. 저희가 지금 확실하게 이야기하기도 어려울 것 같고요. 하지만 저희는 산나비2 아니면 산나비 세계관을 가지고 게임을 만들 마음이 있어 언제 나올지 모르겠지만 반드시 만들 예정입니다.
Q. 스토리 작성 및 수정 과정이 궁금하다.
스토리의 경우 제가 먼저 쓰고 팀원들이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기획자가 저 혼자 밖에 없어서 스토리를 쓰다가 콘텐츠도 만들고 왔다갔다 했죠. 체계적으로 진행이 되기보다는 그때그때 썼던 스토리를 정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던 것 같아요.
Q. 스토리를 구상할 때 어디서 어떤 영감을 받았는가?
저는 여러 게임이나 영화, 만화 같은 것을 되게 즐겨보는데요. 그래서 정말 많은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어요. 근데 이제 산나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았던 것은 과거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공각 기동대나 영화 인터스텔라였습니다. 그리고 블레이드 러너나 사이버펑크 2077과 같은 전형적인 사이버펑크 장르에서도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Q. 캐릭터 디자인을 할 때 어떤 부분에서 영감을 받으셨나요?
사실 캐릭터 디자인 같은 영감을 받았다기보다는 이 캐릭터의 역할, 성격 같은 것을 먼저 정하고 그거에 맞춰 디자인을 많이 진행을 했어요. 어쨌든 캐릭터가 단순히 그냥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 스토리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되기 때문에 그 역할에 맞춰 조형했습니다.
Q. 준장님의 사슬팔은 어느 쪽 팔?
주인공의 사슬팔은 오른쪽입니다. 사실 바뀐 적은 한 번도 없지만 개발 특성상 양쪽을 다 만들 수가 없기 때문에 플립을 시켰는데요. 반전을 시키다 보니까 계속 왔다갔다 해가지고 혼란을 야기했던 것 같습니다. 팔은 확실히 오른쪽에 있습니다.
Q. 송소령과 백대령 계급이 10년 내내 그대로인 이유는?
송소령과 백대령이 진급을 못한 이유를 꽤 많은 분이 물어보셨는데요. 이거는 원래 엔딩 크레딧에 들어갈 예정이었습니다. 근데 음악에 맞춰서 진행되는 특성상 넣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DLC에서 따로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Q. 산나비는 어디서 온 단어인가? 자체 뜻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사실 산나비 스토리가 초안을 짰을 때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어요. 그때는 산나비가 '산나비'라는 단어에 큰 의미가 있었죠. 이게 의미는 산 원숭이라 뜻입니다. 나비가 옛날 말로 이제 원숭이라는 뜻이거든요. 의미가 있던 스토리가 있었는데 싹 갈아엎으면서 주인공도 군인으로 바뀌어 산나비는 어감 말고는 따로 의미가 남아 있지 않습니다.
Q. 인게임 대사는 팀원들과 작업한 것인가?
인게임 대사는 제가 직접 작업했습니다.
Q. 스테이지마다 드는 인력, 시간은? 개발 중 시행착오나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저희는 모든 스테이지를 작업할 때 대부분의 인원들이 다 투입되어 작업을 하고요. 그래서 다섯 명 이상으로 다 만든 거죠. 시간 같은 경우는 이제 완성될 때까지 멈추지가 않아요. 그러다 보니까 정해진 시간은 따로 없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파트는 아무래도 공장인데 공장 파트에서는 감독관이라는 보스가 실제로 플레이하는 보스이기도 하지만 배경이 일부로써 작용이 되잖아요. 처음는 이걸 2D로 만들었어요. 2D로 만들었는데 워낙 크다 보니까 만들기도 어렵고 2D로 만드니까 이게 입체적인 느낌이 전혀 안 살더라고요. 거대한 판넬이 따라다니는 느낌이 좀 있었어요.
그래서 이것을 중간에 다 갈아엎고 3D 만드는 과정이 있었는데 저희는 3D 처음이다 보니까 시간도 되게 오래 걸리고 그럴사한 퀄리티가 나오는 데까지도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Q. 산나비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다면?
옛날에 제가 웜즈라는 게임을 되게 즐겼습니다. 웜즈에 '닌자 로프'라고 해서 지금 산나비 사슬팔이랑 되게 비슷한 방식의 이동 동구가 있어요.
그거를 토대로 플랫포머를 만들면 되게 재밌겠다고 생각을 해서 산나비를 기획하게 됐고 그거 맞춰 적절한 스토리가 뭐가 있을까, 우리가 좋아하는게 뭐가 있을까 고민을 하다보니까 산나비라는 게임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Q. 게임을 제작할 때 어느 순서로 작업하는가?
보통 제작할 때는 일단 기획을 먼저 하고 그거에 대해서 프로토타이핑을 먼저 합니다. 개발자가 기능을 간단하게 구현해서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한 다음 재미가 있으면 거기에 아트를 붙이는 식으로 작업을 들어가요. 이게 가장 이상적인 케이스인데 사실 게임을 만들다보면 워낙 변수가 많아서 눈 앞에 있는 것부터 쳐내는 방식으로 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Q. 네오위즈를 만난 계기는?
저희가 네오위즈를 처음 만났을 때는 2020년 BIC에서 저희가 최고의 아트상을 수상했거든요. 그때 네오위즈에서 저희를 좀 알아봐주시고 먼저 연락을 해오셔서 처음 만나게 됐습니다. 네오위즈한테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하나하나 말하기에는 너무 많습니다. 사실 개발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다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개발에 집중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됐습니다.
Q. 텀블벅 후원을 크게 성공했는데 왜 텀블벅 후원을 했는지 궁금하다.
텀블벅 후원을 처음 했던 계기는 사실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그때는 인디게임들이 텀블벅 후원을 되게 많이 받던 시기였거든요. 스컬, 숲 속의 작은 마녀가 대표적입니다. 텀블벅에서 잘 되는 게임들이 되게 많았습니다. 우리도 텀블벅 후원을 하면 좋겠다, 뿌듯할 것 같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이제 와서 돌이켜 보건데 그게 우리의 마음에도 큰 도움이 됐지만 그때 많은 팬이 생겨서 산나비라는 게임이 완성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Q. OST, 사운드 트랙을 스트리밍 서비스에 발매할 계획이 있는가?
사운드 관련해선 스트리밍 서비스에 등록을 해달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와요. 그래서 저도 요즘에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고 근시일 내에 등록할 예정입니다.
Q. 아트북, 굿즈들 판매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저희가 지금 옛날 굿즈를 원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아트북도 가지고 싶어하는 분들이 너무 많으셔서 다시 텀블벅 펀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소식을 전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엔딩곡이 정식 음원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가?
Warak님이 작곡하신 엔딩곡 역시 현재 지금 여러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 엔딩은 이미 정해진 상태였는가?
처음 시작할 때 스토리를 짤 때 마지막 엔딩을 정해 놓고 시작했습니다. 그 중간 과정이 많이 바뀌었지만 엔딩 자체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습니다.
Q. 산나비와 같은 도트 그래픽 게임을 더 만들 계획이 있는가?
일단 차기작 같은 경우가 정해진 게 없기 때문에 확실하게 말하긴 어렵지만 저희는 도트를 되게 좋아하고, 또 도트 게임을 잘 만든다고 생각해서 게임을 만든다면 도트 그래픽으로 만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표현하기 힘들었던 부분과 가장 많이 신경 썼던 부분은?
표현하기 힘든 부분은 되게 많았어요. 도트가 예쁘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무래도 추상화가 된 그림이다 보니까 디테일한 부분을 묘사하기가 어려웠거든요. 그런데 산나비 스토리가 보면 감정을 전달하는 부분들이 은근히 많은데 이런 작은 도트에서 그런 감정을 전달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도트로 감정이 잘 전달될 수 있을까 아트 담당자가 많은 고민을 했고 그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Q. 조선 사이버펑크를 만들며 기존 일본 문화 베이스 사이버펑크와 차별점을 두기 위해 어떤 점을 중요하게 디자인했는가?
사실 처음에 조선 사이버펑크라는 아이디어를 구체화를 할 때 고민이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사이버펑크 배경으로 하는 게임들을 보면 영화, 매체 모두 보통 일본, 중국 문화를 베이스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그런 것과 비교해서 조선 문화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과거의 건축 양식, 문화 같은 것을 많이 참고했는데 조선 초기를 보면 오히려 너무 옛스러워서 이게 사이버펑크 특유의 퇴폐적이고 그런 느낌이 잘 안 살더라고요. 그런 부분을 최대한 배체하고 구한말, 조선 말기, 대한제국의 느낌이 나도록 사이버펑크랑 잘 융합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그런 시각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설정적인 부분에서 조선 사이버펑크의 차별점은 다른 사이버펑크 장르와 다르게 정부의 힘을 굉장히 강하게 묘사했습니다. 조선은 전세계적으로 유례 없을 정도로 강력한 중앙 집권이 유지됐던 국가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살리기 위해서, 조정이라고 하죠. 조정의 힘을 좀 강하게 묘사하려고 스토리에서 녹여냈습니다.
Q. 엔딩 부분 제작할 때 개발자들도 울었는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울지 않았습니다. 사실 우는 것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저희는 이야기를 최대한 잘 전달하기 위해 노력을 했고 어떻게 하면 잘 전달이 될까 해서 음악이나 일러스트나 드런 부분들에 많이 공을 들였습니다. 이게 사람들이 감동을 받거나 그런 것 정도 예상을 했는데 울 정도로 많이 슬퍼할 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Q. 제작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은 무엇인가?
저희는 게임을 만들면서 가장 1순위로 여겻던 것이 경험이었습니다. 게임이 영화, 소설, 만화 등 다른 매체랑 가장 큰 차이점은 직접 플레이를 하고 그걸 실제로 경함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가장 큰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단순히 게임적인 연출로서 넘어갈 수 있는 부분들도, 예를 들면 대사를 할 때 말풍선 같은 것들로 띄우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 박스를 띄우고 대사를 빠르게 출력시켜도 괜찮은데 그런 것들에 어느 정도 딜레이를 넣어서 실제 말하는 것처럼 묘사를 한다던지 아니면 컷씬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체 플레이어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동작 같은 것들을 하나하나 만들어서 이벤트를 만든다던지 등 유저들이 플레이할 때 끊긴다는 느낌 없이 내가 게임을 게임을 플레이하느 중에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경험을 주는 것을 많이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실제로 이것 때문에 개발 기간이 많이 길어졌고 고민한 부분도 많았는데 막상 만들고 나서 보니까 많은 분이 좋아해서 뿌듯하기도 합니다.
Q. 5명의 제한된 인원, 시간에 타협도 했을텐데 만약 인력과 기술력이 받쳐준다면 게임 내 어떤 부분을 손보고 싶은가?
저희가 아무래도 첫 게이밍고 게임 개발 경력이 없다 보니까 실력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타협을 해야 하는 부분들이 되게 많았는데요. 그 중에서 가장 아쉬웠던 게 바로 선형적인 진행입니다. 저희는 산나비를 메트로배니아 게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마고시라는 배경을 자유롭게 탐험하면 여기서 어떤 일이 벌어졌고 지금 주인공이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를 직접 경험하게 하고 싶었거든요. 그렇게 만들려고 하다 보니까 시간이 많이 들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을 들여도 못 만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적절하게 콘텐츠를 배치하고 거기서 재미를 느끼게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저희에겐 너무 부담이 됐습니다. 차라리 이럴거면 확실하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선형적인 진행인 플랫포머 게임으로 만들자고 결정했고 지금의 일직선 게임으로 완성됐습니다. 만약에 산나비의 후속작을 만든다면 메트로배니아 장르처럼 오픈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어요.
Q. 많은 유저의 다양한 질문을 받아 본 소감은?
일단 마요위즈 MC의 유려한 진행력에 정말 감탄했고요. 사실 산나비를 만들 때 걱정을 되게 많이 했어요. 사람들이 이 게임을 좋아해줄지, 실제로 재밌게 플레이할 지에 대한 걱정이었습니다. 막상 출시하니까 정말 감사하게도 많은 분이 큰 관심과 사랑을 보내줘서 정말 뿌듯합니다. 4년이란 시간 동안 열심히 만들었는데 그 시간이 다 보답 받는 기분입니다. 감사하다는 말 밖에 드릴 수 없을 것 같고 앞으로도 좋은 게임 열심히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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