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강릉의 수도권 접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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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던 1975년 10월 14일, 전국의 신문은 '신작로(新作路)'가 열렸다는 소식을 앞다퉈 1면 머리기사로 올렸다.
영동·동해고속도로가 동시에 개통하면서 서울~강릉 이동시간이 3시간 30분으로 이전보다 무려 5시간이 단축됐고, 서울~묵호(현재의 동해시)도 4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다는 소식은 한동안 전국 신문에 도배되다시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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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던 1975년 10월 14일, 전국의 신문은 ‘신작로(新作路)’가 열렸다는 소식을 앞다퉈 1면 머리기사로 올렸다. 신문들은 국토의 동~서 횡단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됐다는데 열광했다. 영동·동해고속도로가 동시에 개통하면서 서울~강릉 이동시간이 3시간 30분으로 이전보다 무려 5시간이 단축됐고, 서울~묵호(현재의 동해시)도 4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다는 소식은 한동안 전국 신문에 도배되다시피 했다.
‘아침에 동해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해산물이 서울의 점심 식탁에 오른다’라거나 ‘당장 여름 해수욕객이 두 배로 늘 것’, ‘재벌급들이 영동지역 호텔 부지 매입에 나섰다’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다. 당시 강원도 내 모 지역 군수 인터뷰 기사에는 “고속도로 개통 후 밀려들 대도시의 퇴폐 풍조를 막기 위해 건전 문화 조성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는 촌극 같은 내용도 등장한다. 그만큼 동해안은 멀다는 인식이 팽배했다는 방증이다.
그 후 50년 세월이 흐른 지금, 서울~강릉은 반나절 생활권으로 좁혀졌다. 구불구불 2차선에 의지하던 고속도로는 4차선 직선화 대로로 변모했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고속열차가 등장하면서 서울 청량리~강릉까지 주파 시간이 1시간 30분 이내로 단축됐다. 올해 연말 부산~강릉 고속철에 이어 2027년 강릉~목포를 연결하는 ‘강호축’ 철도가 연이어 개통되면, 강릉은 웬만한 광역 대도시 못지않은 교통망을 갖추게 된다. 가히 ‘교통 혁명’의 현실화이다.
그런데도 이 좁은 나라에서 여전히 강릉을 먼 곳으로 보는 고질적 시각은 고쳐지지 않고 있다. 여러 매체 보도를 살펴보니, 지구촌 최대 규모의 스포츠 제전인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2024년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을 역대 최대 흥행 대회로 치러낸 주무대인 강릉의 빙상 경기장 시설을 국가 차원에서 관리·활용하는 과제가 여전히 불투명한 것도 ‘강릉은 멀다’는 고전적 인식의 오류가 발목을 잡고 있다. 그대, 아직도 강릉을 아흔아홉 굽이 고개를 넘어야 하는 머나먼 곳으로 생각하시는가? 그렇다면, 50년 전에 머물러 있는 교통 착시에서 이제는 벗어나시기를 바란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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