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된 '수능 최고령' 김정자 할머니…"더 배울래요"
[앵커]
수능 최고령 응시생으로 화제를 모았던 김정자 할머니가 꿈에 그리던 숙명여대에 입학했습니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은 할머니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는데요.
김예린 기자가 입학식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2024학년도 수능 최고령 응시생 김정자 할머니가 굽은 허리로 조심조심 단상 위에 오릅니다.
올해 나이 여든셋.
한국전쟁을 겪고 3남매를 키워오며 오랜 기간 배움과 단절됐던 할머니는 주부 학교에서 한글부터 깨치기 시작했습니다.
늦깎이 수험생으로 공부를 놓지 않았고, 올해 그토록 바라던 숙명여대 신입생이 됐습니다.
고된 일상에 세 번의 허리 수술까지 견뎌가며 공부를 이어가다 마침내 손녀딸을 뒤따라 대학 후배가 된 겁니다.
<장윤금/숙명여자대학교 총장> "나이, 환경, 건강의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소망하던 숙명의 새내기가 되어서 자랑스러운 숙명의 배지를 오늘 달게 됐습니다."
같은 새내기로 함께하게 된 손녀뻘의 학생들도 할머니의 새 출발을 반깁니다.
하나하나 배워가다 보니 욕심이 생겼다는 할머니는 세상에 새로운 눈을 떠가는 과정이 즐겁다고 말합니다.
<김정자/2024학년도 수능 최고령 응시생> "알파벳은 하나도 몰랐어요. 그것만 아는 것만 해도 감정이 좋았고. 고등학교도 들어가서 보면 한 단계가 더 높으니까…"
가장 바랐던 영문과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지원했다며 미래교육원 사회복지전공에서 새로운 시작을 꿈꾸고 있습니다.
<김정자/2024학년도 수능 최고령 응시생> "내 또래같은 사람한테 그분들이 모르는 거는 내가 알기 때문에 또 가르쳐 줄 수도 있고 그런 생각이 뿌듯합니다."
손녀뻘 학생들과도 함께 도움을 주고받고 어울리는 모습을 그리는 김 할머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또 다른 꿈을 펼쳐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예린입니다. (y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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