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떠나는 길, 운구차까지 등장…“수백만원도 아깝지 않아요”
상조업체들 앞다퉈 전용 서비스 출시
운구부터 수의·영정사진 제공도
일반 상조상품처럼 분납도 가능
보람상조, 전국 장례망 구축완료
양모씨(35)는 지난 18일 여자친구와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다녀왔다. 18살 된 여자친구의 반려견이 죽었기 때문이다. 장례식장에 도착하자마자 직원들의 안내로 반려견을 넣어 화장할 관을 골랐다. 깨끗한 종이로 곱게 싸서 화장을 할 수도 있고 비용을 더 지불하면 나무 관에 넣거나 생화로 관을 장식할 수 있다. 양씨는 일반 관에 생화를 넣어 화장하기로 했고 면으로 된 파란색 수의도 입혔다. 화장이 끝난후엔 도자기로 만든 유골함에 담아 일단 집으로 데려가기로 결정했다. 관과 수의 등을 사는데 쓰느 비용 외에 화장 비용이 따로 계산되는데 이는 반려동물의 몸무게에 따라 달라진다. 이날 쓴 비용은 70만원. 양씨는 “여자친구가 중학교 때부터 키우던 반려견이라 많이 상심했는데 격식을 갖춘 장례식을 치르고 나니 마음이 편해보였다”며 “돈이 아깝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키우던 애완용 고슴도치가 무지개 다리를 건넌 김모씨(48)는 집에서 가까운 펫 장례식장을 이용했다. 예복을 갖춰 입은 직원이 고슴도치의 유해를 정리하고 관에 안장하는 동안 김씨 가족은 개별 추모실로 안내받았다. 추모실로 들어가니 미리 전달한 고슴도치의 생전 사진이 인쇄돼 놓여있었다. 영정사진인 셈이다. 커다란 LED 화면에는 생전 사진들을 차례로 나왔고 한켠에는 하얀 국화가 놓여있었다. 화장이 진행되는 15분~30분간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휴게실에 앉아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화장이 끝난 뒤 유골을 확인하고 이를 분골해 화장장 한켠에 마련된 추모 숲에 뼈가루를 뿌려주자 모든 절차가 끝났다. 장례비용은 25만원이었다.
반려동물 장례업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자료에 따르면 반려동물 산업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8조원에서 매년 평균 14.5%씩 성장해 오는 2027년 15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려가구수는 2022년말 기준 552만가구로 전체 가구의 25.7%에 달한다.
반려동물의 사체를 처리하는 방법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KB경영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한 반려가구의 58.7%는 반려동물을 ‘직접 땅에 매장’했다. 하지만 앞으로 반려동물 장례를 어떻게 치를 것인지에 대한 답변으로는 ‘화장 후 수목장’(30.0%)이나 ‘메모리얼스톤’(15.0%), ‘봉안당에 안치’(10.9%), ‘자택 내 보관’(8.6%) 등 정식 장례절차를 고려하고 있었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반려동물 장례를 치뤄본 반려가구가 쓴 비용은 평균 38만원이지만 향후 장례식 비용으로 예상하는 금액은 평균 48만1000원으로 더 높았다.
반려동물 장례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곳 중 하나가 보람상조이다. 보람상조 관계자는 “반려동물 장례 전문 업체인 펫닥 등과 제휴해 강원, 충청, 전라, 경상 지역까지 ‘펫장례식장’ 전국망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프리드라이프도 지난해 반려동물 서비스 전문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반려동물 장례 전문 기업 21그랩그룹과 함께 장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에 가입하면 원목액자나 털 목걸이, 천년포, 꽃다발 등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더 비싼 상품을 선택할 경우 고급 수의, 고급 오동나무관, 백자 유골함, 고급 보자기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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