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수천명 집단사직...尹 "의료계는 국민 이길 수 없어"

16일 대전 유성구 ICC호텔에서 열린 과학분야 민생토론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의료계 집단행동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지난 정부처럼 지나가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참모진으로부터 대형병원 전공의들의 집단사직 돌입 등 의료계 집단행동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이 같은 취지로 발언했다고 복수의 관계자가 전했다.

앞서 2014년 원격의료 도입 철회, 2020년 의대 증원 무산 등 의료계와 대치 끝에 '의료개혁'이 멈춰 섰던 과거 정부들과 달리, 이를 관철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특히 의료계 일각에서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공공연히 돌고 있는데 대해, "의료계는 국민을 이길 수 없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는 일부 발언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아느냐"며 "의견이 다를 수는 있지만 환자 생명을 담보로 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빅5'로 불리는 서울시내 주요 대형병원뿐 아니라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들이 대규모 집단사직이 이어지면서 의료대란이 코앞에 닥쳤다.

수술 취소, 진료 차질, 응급실 마비 등 일대 혼란이 불가피해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예고했던 대로 이날 빅5 병원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이 잇따르면서 1000명이 넘는 전공의들이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전협은 빅5 전공의 대표와 논의한 결과 19일까지 전원 사직서를 제출한 뒤, 20일 오전 6시를 기해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전을지대병원과 충남대·건양대병원 전공의들 일부도 잇따라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은 이날 전원 출근해 정상 근무 중으로, 병원 측은 정부의 지침에 따라 사직서를 수리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아픈 국민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의사들은 환자 곁을 떠나지 말아달라"며 "그런데도 의료 현장을 떠나는 의사가 있다면 우리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