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정체불명 여론조사 반발 확산… ‘경기도팀’ 가동 의혹

배민영 2024. 2. 19.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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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號 공천 논란 점입가경
김영주 부의장 전격 탈당 놓고
당내 “공천 과정에 상당한 문제”
“즉각적인 탈당은 부적절” 갈려
설훈·홍영표·이인영·이수진 등
현역 뺀 여론조사 전방위 확인
비명 릴레이 탈당 가능성 제기
김영주 국회부의장(더불어민주당)이 19일 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통보를 받자마자 탈당을 결행하면서 당내에서는 공천을 둘러싼 파열음이 극에 달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이 잇따라 본인 지역구 여론조사에서 배제돼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공천 과정의 불공정성을 주장하는 비명계 의원들의 릴레이 탈당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임시국회 개회식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연합뉴스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통보”

김 부의장은 이날 탈당 기자회견에서 ‘하위 20% 통보’에 대해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한테 직접 받았다”라며 “하위 10%는 아니고 20%에 해당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항간에 정성평가를 0∼100점까지 하니까 평가단에서 마음만 먹으면 몇 명을 하위로 넣는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선 “이제부터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김 부의장의 공정성 지적에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누구를 타깃으로 해서 어떤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점수를 올리거나 내리거나 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부의장의 탈당에 당내에선 “공천 과정이 독선적”이라는 지적과 “김 부의장의 즉각적인 탈당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잡음 없는 지금의 국민의힘 공천 과정이 4년 전 ‘시스템 공천’을 했던 우리의 모습”이라며 “어쩌다 당이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른 의원은 “공천 과정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며 “소통 과정이 전혀 없다. 최소한 인간적 예의의 문제”라고 했다. 반면 다른 의원은 “너무 섣부른 탈당”이라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중진 의원으로서 정치 신인에 양보할 수도 있는 것인데, 불복하는 건 문제”라고 했다.

김 부의장은 농구 선수 출신으로 노동계를 거쳐 1999년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에 진출, 17대 총선(비례대표)에서 원내에 입성했다. 19∼21대 총선(서울 영등포갑)에서 내리 당선됐다. 문재인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을 역임했고, 지난해 7월 헌정사상 두 번째 여성 국회부의장이 됐다.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의원 단체방서 “수도권 총선 폭망”

지난 주말 민주당 지역구 여러 곳에서 현역 의원을 배제한 여론조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돼 당내 반발이 거세다. 현재까지 5선 설훈(경기 부천을)·4선 홍영표(인천 부평을)·4선 이인영(서울 구로갑)·4선 노웅래(서울 마포갑)·재선 송갑석(광주 서갑)·초선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 등 지역구에서 이 같은 여론조사가 돈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모두 주류인 친명(친이재명)계와는 거리가 먼 인사들이다. 당 공천관리위원회와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일제히 이 여론조사 진행 사실을 부인하면서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표 비선인 ‘경기도팀’이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온다.

친문(친문재인)계인 홍영표 의원은 문제가 된 여론조사에 대해 “일부에서 이야기하듯 어떤 비선조직에서 한 것인지 정말 매우 우려스럽다”며 “정말 국민들이 어떤 사천을 통해, 민주당이 공천한다고 하면 국민이 외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갑석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광주 곳곳이 경선 홍역을 치르고 있다. ‘광주의 봄’이 뒤숭숭하다”고 썼다. 이수진 의원도 이날 민주당 의원 단체대화방에서 본인 지역구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전략공천이 검토된다는 기사를 공유한 뒤 “당대표와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더 이상 공천에 능력도 신뢰도 없으니까 2선으로 물러나라”고 비판했다. 노웅래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이 문제에 대해 “당 지도부가 당헌당규 범위 밖에서 공천을 논의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부 의원은 직접 임혁백 공관위원장에게 전화해 여론조사 문제 등에 대해 항의했고, 임 위원장은 이에 “여론조사가 돌았다면 전략선거구일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다만 문제가 된 여론조사는 현역 의원이 있는 곳이라 전략선거구가 아니기에 적절한 해명이 아니란 지적이 나온다.

배민영·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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