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진, 준비된 신스틸러 [HI★인터뷰]
드라마 데뷔작 '이재, 곧 죽습니다'로 눈도장
다년간 쌓은 연극 경험이 명장면 탄생 비결
배우 최우진이 예사롭지 않은 연기력으로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첫 매체 연기에 나선 최우진은 김지훈과 대립하면서 의협심을 끝까지 잃지 않는 형사를 소화, 임팩트 강한 장면을 완성했다.
최근 최우진은 본지와 만나 티빙 '이재, 곧 죽습니다'로 데뷔한 소감 등을 전했다. 1995년생인 최우진은 계원예고와 중앙대학교에서 연기를 공부했으며 다수의 연극 무대를 거쳐 '이재,곧 죽습니다'로 시청자들 앞에 서게 됐다. 최우진이 출연한 '이재, 곧 죽습니다'(이하 '이재')는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최이재(서인국)가 죽음(박소담)이 내린 심판에 의해 12번의 죽음과 삶을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드라마 '18 어게인' '고백부부' 등 따듯한 휴먼 드라마를 만들어온 하병훈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이날 최우진은 작품 공개 후 쏟아진 반응에 대해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다"라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최우진은 극 중 안지형(오정세)의 후배 형사로 등장해 오정세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최우진은 오디션을 통해 이번 작품에 합류하게 됐다. 이를 두고 최우진은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얼떨떨했다. 5분 정도는 현실로 와닿지 않았다. 갑자기 눈물이 나서 엄청 울었다"라고 떠올렸다. 서인국 박소담 오정세 김지훈 등 다채로운 라인업 속에서 자신이 혹여나 민폐를 끼칠까 걱정도 컸지만 최선을 다해 작품에 임했다.
우지훈 형사를 제안받고 캐릭터의 싱크로율을 맞추기 위해 최우진은 8kg를 증량했다. 덕분에 형사 캐릭터 특유의 분위기가 완성됐고 시청자들은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극중 다소 거칠고 투박한 최우진의 인상이 유독 짙게 남았던 터다. 이후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기 위해 기존 몸무게로 돌아갔다는 전언이다.
최우진에게 직접 생각한 캐스팅 이유를 묻자 "우지훈 형사 역할이 정의감도 투철하고 직업의식이 강하다. 선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제 스스로 악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변에서 눈빛이 선하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그런 부분에서 발탁됐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기자가 본 최우진은 실제로 선한 눈망울에 우직한 인상이 강렬한 배우였다.
다만 아직까지 만족감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단다. 데뷔작을 세상에 내보낸 것에 대한 뿌듯함은 있지만 더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었던 욕심 때문이다. 자신의 연기를 객관적인 눈으로 보고 싶어서 공개 당일 소속사 회사에서 출근, 직원들과 함께 봤다는 비하인드를 들을 수 있었다. 데뷔에 대한 벅참이나 떨림보다는 두려움 속에서 봤다는 고백을 들을 수 있었다. "설렘 반 기대 반이 있었지만 저를 믿고 역할을 주신 감독님의 믿음을 저버리면 안 된다는 걱정도 있었어요.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너무 긴장해서 대기실에서 도망치고 싶었을 정도였죠(웃음)."
또래 배우들과 비교했을 때 데뷔가 늦었기 때문에 최우진에게 '이재'는 더욱 영광스러운 기회로 남았다. 그는 과거를 돌아보면서 "10년 정도를 회사 없이 지냈다. 배우라는 직업을 가져도 될까 하는 생각이 컸는데 이제야 안도감이 들었다. 부모님이 기뻐하시겠다는 생각이 컸다. 어머니의 자랑이 된 것이 좋았다. 어머니가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부터 별다른 말 없이 지지해 주셨다. 믿음을 보답해 드릴 수 있었다"라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파트2에서 우지훈의 첫 등장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극중 소시오패스 재벌 박태우(김지훈)와 대립하는 우지훈은 박태우의 권력을 두려워하는 안지형(오정세)과 달리, 박태우에 맞섰고 결국 폭행까지 당하며 보는 이들에게 분노를 자아낸다. 베테랑 연기자 김지훈 오정세 사이에서도 빛나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일은 신인이 아닌 연기자들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수도 없이 연습을 거치고 현장에서도 단단히 각오를 다져야 했던 촬영 현장을 떠올린 최우진은 "김지훈 선배님에게 뺨을 맞는 장면이 선배님과 처음 만난 신이었다. 선배님이 촬영하면서 먼저 다가와주셨고 덕분에 장면에만 몰입할 수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최우진의 몸 사리지 않는 연기는 보는 이들이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고 작품 공개 후 이 장면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신인답지 않은 호연이 그 장면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여기에는 최우진 만의 노하우가 있었다. 과거 연극 '혈우'를 준비하면서 액션스쿨을 다녔고 그 기억이 지금의 연기에 큰 도움이 됐다. 또 최우진이 김지훈의 멱살을 잡는 연기에서 선배인 김지훈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그가 더욱 현실감 있는 연기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왔다.
최우진은 17세 캐나다 유학 당시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 푹 빠졌고 자연스럽게 배우라는 꿈을 갖게 됐다. 이후 빠른 결단으로 한국에 돌아와 입시를 준비해 계원예고와 중앙대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웠다. 그럼에도 최우진에게는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수십 편의 연극을 서면서 내공을 쌓고 자신을 세상에 선보이게 될 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이재'를 만나며 그의 바람이 이뤄진 것이다.
다수의 무대에서 배 나온 신문사 사장부터 8세 소녀 역할까지 도맡으며 연기에 푹 빠졌단다. 한계 없는 역할을 경험하면서 스스로 캐릭터를 구축하고 노하우를 쌓았다. 최우진은 "연극 매력은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이다. 내가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 재밌었다. 항상 도전이었다"라고 의미를 되새겼다. 당시 긴 독백을 준비하기 위해 홀로 남아 늦게까지 연습하던 습관은 탄탄한 연기력의 바탕이 됐다. 공연과 연습, 여기에 생활 유지를 위한 아르바이트까지 병행해야 했지만 결코 후회하지 않은 시절인 이유다.
이처럼 최우진은 한 계단 한 계단을 오르며 좋은 연기자가 되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 '이재'처럼 그에게 언제 기회가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에 스스로를 가다듬고 제련 중이다. 데뷔에 들뜰 법도 하지만 최우진은 오히려 다음 스텝을 바라보는 준비된 라이징스타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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