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받아들여지는구나…" 첫 '축복기도' 동성 커플 만나보니
두 달 전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 커플도 사제의 축복을 받을 수 있도록 승인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동성 커플 두 쌍이 축복기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는데, 조소희 기자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평생을 가톨릭 신자로 살았지만, 한 번도 얘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유연 (활동명) : 성가대도 하고 열심히 하다가 하면 할수록 교회 안에서 내 정체성을 드러낼 수 없고…]
성소수자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 달 전, 교황청이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허용하자 동성 커플 두 쌍이 용기를 냈습니다.
[크리스 (활동명) : 그날도 축복을 청할까 말까, 어느 신부님께 청할지 고민을 하다가 신부님께서 흔쾌히 응해주셨어요.]
지난 달, 이들은 신부의 축복기도를 받았습니다.
[유연 (활동명) : 내가 진짜 받아들여지는구나,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구나 생각에 눈물 콧물을 엄청 흘리면서 (울었어요.)]
기도를 올린 신부는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라며 "주님의 축복에서 그 어떤 이도 배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습니다.
실제로 해당 신부와 기도가 이뤄진 성당에는 비난과 악성댓글이 쏟아졌습니다.
가톨릭은 동성 결혼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도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은 성소수자라는 이름으로 차별받고 소외됐던 사람들에겐 큰 위로를 주는 한 걸음이었습니다.
[크리스 (활동명) : 한편으로는 신부님께 큰 십자가를 지게 해드린 것 같아서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이에요.]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인터뷰에서 "부도덕한 기업인에 대한 축복은 반대하지 않으면서 동성 커플 축복에 반대하는 건 위선"이라고 말했습니다.
[영상자막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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