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내각 지지율 ‘14%’…출범 후 최저
자민당 ‘비자금 사태’ 등 이유
후임에 이시바 시게루 등 거론
일본 기시다 후미오(사진) 내각의 지지율이 자체 최저치인 14%까지 떨어진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지율이 퇴진 위기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일본 내에선 차기 총리 하마평이 돌고 있다.
19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이 매체가 지난 17∼18일 18세 이상 성인 10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14%로 나타났다. 이는 전달(21%)보다 7%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아소 다로 내각 시기인 2009년 2월(11%) 이후 15년 만에 가장 낮은 내각 지지율이다. 기시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지난달보다 10%포인트 상승한 82%였다. 이 역시 마이니치신문이 내각 지지율 조사를 시작한 1947년 7월 이후 최고치다.
마이니치신문 이외 다른 매체들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정권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사히신문의 조사에서는 내각 지지율이 21%로, 전달(23%)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2021년 10월 기시다 정권 출범 이후 최저치다.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는 전달과 같은 24%를 기록했으나, 이 역시 2012년 자민당이 재집권한 이후 최저치였다.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전자 주민등록증 ‘마이넘버카드’의 행정 오류가 속출한 지난해 6월 이후 현재까지 반년 넘게 내림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지난해 9월 개각을 진행했으나 효과는 크지 않았다. 여기에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지지율이 10%대 초반까지 내려앉은 것으로 분석된다.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이 바닥을 치면서 일본 내에서는 차기 총리 하마평도 이어지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이 이번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로 적합한 인물을 질문한 결과,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가장 높은 지지율(25%)을 얻었다. 요미우리신문이 자민당 차기 총재로 적합한 인물이 누구인지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시바 전 간사장이 21%로 1위를 차지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그간에도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정치인이었으나, 당내 기반이 약해 총재 선거에서 여러 차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하지만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이 불거진 뒤 그가 기시다 총리의 퇴진을 언급하는 등 강경 발언을 쏟아내자 당내 인기도 최근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는 오는 9월에 끝난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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