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총선 핫플레이스] 당이냐 인물이냐, 부산 낙동강벨트 표심은 예측불허
# 북강서갑
- 현역 빅매치에 지역민심도 반반
- “서병수, 집권당 프리미엄 클 것”
- “전재수, 튼튼한 지역 기반 강점”
# 사하갑
- 최인호 중단없는 현안 추진 강조
- 이성권 고향 남해표심 변수 전망
- 중도·무응답층이 승부 가를수도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이성권입니다.” 19일 오전 7시 부산 사하구 당산오거리에서 국민의힘 사하갑 이성권 후보가 출근 인사로 하루를 열었다. 비옷 차림임에도 얼굴이 흠뻑 젖은 채 큰 목소리로 인사하는 이 후보를 바라보던 차량 운전자는 창문을 내려 손을 흔들며 지나갔다. 이 후보는 “새벽부터 오후까지 지역 곳곳에서 얼굴과 이름을 알리고 있는데 갈수록 알아보는 주민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더불어민주당 최인호(재선) 의원 역시 도시철도 1호선 신평역에서 출근길 시민을 향해 일일이 손을 잡으며 지지를 호소했다. 최 의원은 “상대당 후보가 경선 없이 단수 공천된 것에 지역 주민의 반감이 크다”면서 “초지일관 8년 동안 사하구에서 여러 성과를 냈다. 이번 총선은 그동안 의정활동을 평가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4·10 총선 50일 앞(20일), PK(부산 울산 경남) 최대 격전지인 ‘낙동강 벨트’ 여야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표심의 향배에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낙동강 벨트 내에서도 북강서갑 선거구는 국민의힘 서병수(5선) 의원과 민주당 전재수(재선) 의원이 ‘현역 빅매치’를 준비하고, 사하갑에선 부산대 총학생회장 선후배 출신인 이성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국민의힘)과 최인호(재선·민주당) 의원 간 맞대결이 펼쳐져 관심을 끈다. 여야 모두 본선경쟁력을 갖춘 중량급 인사를 내세워 예측 불허의 판세가 점쳐지는 만큼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 북강서갑 후보로 전략 공천된 서 의원은 민선 6기(2014~2018년) 부산시장을 역임한 데 이어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전략공천을 받아 민주당 김영춘 의원을 꺾었다. 이번 총선에서도 민주당 전 의원의 지역구를 탈환하기 위해 지역구를 옮겨 최전방에 섰다. 그간 북강서갑은 2년 가까이 당협이 비워진 데다, 전 의원의 지지기반이 탄탄해 쉽게 도전장을 내는 후보가 없었다. 국민의힘은 서 의원의 전략공천 발표 하루만에 북강서갑 조직위원장으로 임명해 빠르게 조직 추스르기에 나섰다. 서 의원도 20일 북구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지역 민심은 당과 인물 사이에서 고민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덕천교차로에서 만난 구포동 주민 박모(60) 씨는 “인지도 면에서는 박민식 전 의원보다 서 의원이 훨씬 ‘쎈’ 후보지만 북구 사람이라는 느낌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반면 덕천동 주민 김모(45) 씨는 “아무래도 집권당 프리미엄을 무시할 수 없는데, 여야 후보 간 근소한 차로 승부가 갈리는 박빙 지역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부산 사하갑은 15대 총선 때 분구된 이래 19대 총선까지는 줄곧 보수 정당이 차지했으나 20대 총선 때 민주당 최 의원이 처음으로 당선되면서 내리 2번 금배지를 달았다. 국민의힘 김척수 전 당협위원장과 두 번의 리턴매치를 벌였던 최 의원은 이번에는 17대 의원을 지낸 이 전 부시장과 경쟁한다. 두 사람은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 선후배다. 최 의원은 제2대티터널 건설과 하단~녹산선 건설 등 중단 없는 사하 발전을 내세우고, 이 전 부시장은 입법 경제 외교 국정 등 경험과 노하우를 지역 발전에 쏟아붓겠다는 전략으로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사하구는 주민 15%가량이 남해 출신이라 ‘남해 표심’이 적잖은 영향을 끼치는 지역이다. 정치에 관심이 많다는 괴정동 주민 최모(68) 씨는 “국민의힘 후보였던 김척수보다 이성권 후보의 인지도가 낮지만, 열심히 뛰면 지지율이 오르지 않겠나. 고향이 남해라는 것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단동 주민 이모(35) 씨는 “중도층과 무응답층의 표심이 결정적인 작용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697표(0.87%포인트) 차 초접전을 벌이며 신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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