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식 “능력 각성 뒤 돌변 원작과 달리 ‘이탕’ 정서 유지 노력”

이복진 2024. 2. 1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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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대학생이던 이탕이 우발적인 살인을 통해 (악인을 감별하는) 능력을 깨닫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살인을 경험하기 때문에 더 바닥에 붙어있는 현실적인 것, 실제로 있을 법한 것을 계속 생각했어요. 이탕이 변화했을 때 (히어로 무비처럼) 더 다크하게(어둡게) 연기하겠다는 것 같은 생각은 하지 않았고, 내가 만약에 사람을 우발적으로 죽이고 나서 그 사람이 악인인 걸 알고 이후 촉이 가는 사람을 (악인이라고 생각해) 처리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 자체를 고민했죠."

"원작 웹툰에서 이탕은 능력을 각성하고 나서 아예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데, 드라마 속 이탕은 변화 후에도 그저 이탕입니다. 한순간에 다른 사람이 돼버린 것처럼 일차원적으로 캐릭터를 묘사하면 연기가 쉽고, 재미없을 것 같았죠. 원작과는 달리 내면 흐름, 특히 원래 이탕의 정서를 유지하는 데 애썼습니다. 설정상 '지극히 평범한 대학생이 사건·사고 이후 겪는 심경변화'라는 설명에 집중, 현실적인 부담이 없도록 표현하고자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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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이탕역 최우식
평범한 대학생인 주인공 우발적 살인
시간 지날수록 악인 감별 능력 깨달아
갈수록 죄의식 옅어지고 흉악범 단죄
“다크 히어로라고 생각하고 연기 안 해
사건·사고 이후 심경변화에 집중” 강조

“평범한 대학생이던 이탕이 우발적인 살인을 통해 (악인을 감별하는) 능력을 깨닫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살인을 경험하기 때문에 더 바닥에 붙어있는 현실적인 것, 실제로 있을 법한 것을 계속 생각했어요. 이탕이 변화했을 때 (히어로 무비처럼) 더 다크하게(어둡게) 연기하겠다는 것 같은 생각은 하지 않았고, 내가 만약에 사람을 우발적으로 죽이고 나서 그 사람이 악인인 걸 알고 이후 촉이 가는 사람을 (악인이라고 생각해) 처리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 자체를 고민했죠.”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에서 주인공 이탕을 연기한 최우식은 지난 14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했다. 시리즈 초반 이탕은 친근하고 줏대 없는 대학생으로 최우식이 연기했던 캐릭터와 비슷한 점이 많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에서 주인공 이탕을 연기한 최우식은 “설정상 ‘지극히 평범한 대학생이 사건·사고 이후 겪는 심경변화’라는 설명에 집중해 연기했다”며 “보시는 분들이 제가 맡은 역할을 거부감 없이 잘 볼 수 있을까가 앞으로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하지만 그가 우발적인 선택으로 살인하면서 전혀 다른 인물이 된다. 우연의 일치로 첫 살인의 증거는 전부 사라져버렸고, 이탕이 죽인 남자는 12년 동안 지명 수배가 내려졌던 ‘죽어 마땅한’ 연쇄 살인마임이 밝혀진다.

이탕의 그다음, 다다음 살인도 마찬가지였다. 악인 감별 능력을 각성한 이탕은 인간이 만든 법망을 피해 간 흉악범들을 하나씩 단죄한다. 처음 가졌던 살인에 대한 죄의식은 희미해지고, ‘단죄자’ 이탕과 악인들의 구분도 모호해진다. 일종의 ‘다크 히어로’인 것인데, 최우식은 기존 다크 히어로물과 다른 식으로 이탕을 해석했다고 했다.

“원작 웹툰에서 이탕은 능력을 각성하고 나서 아예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데, 드라마 속 이탕은 변화 후에도 그저 이탕입니다. 한순간에 다른 사람이 돼버린 것처럼 일차원적으로 캐릭터를 묘사하면 연기가 쉽고, 재미없을 것 같았죠. 원작과는 달리 내면 흐름, 특히 원래 이탕의 정서를 유지하는 데 애썼습니다. 설정상 ‘지극히 평범한 대학생이 사건·사고 이후 겪는 심경변화’라는 설명에 집중, 현실적인 부담이 없도록 표현하고자 했죠.”

최우식은 “이탕을 다크 히어로라고 생각하고 연기하지는 않았다”고 여러 번 언급했다.
“이탕은 끝까지 본인의 살인을 합리화하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만약 이탕에게 그런 확신이 있었다면 훨씬 단조로운 캐릭터가 돼버렸을 거고, 극 후반부 장난감(손석구)과 마주했을 때의 그런 얼굴은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계속 “이게 맞나?’ 하는 의문이 드는데, 자꾸만 느낌이 오고 옆에서 노빈(김요한)은 ‘이게 맞다’며 이탕을 몰아붙이죠. 이탕은 벼랑 끝으로 몰리는 느낌으로 계속 살인을 이어갔을 거예요.”

캐릭터의 변화는 물론이지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최우식의 색다른 연기도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첫 베드신. 이에 대해 최우식은 “베드신 자체에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며 “그러한 장면들을 카메라 앞에서 처음 해보기도 했고, 캐릭터 자체의 판타지적 설정들을 바탕으로 표현하기가 어려워서 긴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탕이 성행위를 하고 있는 건지 아닌 건지, 즐기는 건지 아닌 건지 표현하기 어렵더라”며 “베드신도 그렇고 개가 돼서 네 발로 뛰어다니는 것도 그런 감정선을 넘나드는 판타지를 해본 적 없어서 신선했다”고 덧붙였다.

시리즈는 법망을 피해 살던 흉악범이 사망했다는 뉴스를 보여주며 열린 결말로 막을 내린다. 시즌2를 기대하게 하는데, 이에 대해 최우식은 “정말 재밌게, 즐겁게 찍었다. 하지만 시즌2로 가려면 감독님과 배우들이 똑같이 나와야 하는데 극 중 돌아가신 인물도 있지 않나. 작품이 변질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최우식은 2011년 데뷔해 영화 ‘거인’, ‘부산행’, ‘옥자’, ‘기생충’을 비롯해 드라마 ‘호구의 사랑’, ‘그해 우리는’ 등에 출연해 특유의 엉뚱하고 귀여운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정작 그는 걱정이 많았다.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게) 너무 좋은 이야기이지만 저도 앞으로 늙어가니까 어느 시점에서 그런(엉뚱하고 귀여운) 모습 말고 좀 더 나이가 무르익은 연기를 해야 하는데, 그때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과 고민이 있어요. 보시는 분들이 제가 맡은 역할을 거부감 없이 잘 볼 수 있을까가 앞으로의 고민인 거 같아요. 여태까지 해왔던 거 재미있고 즐겁게 앞으로도 쭉 하고 싶어요.”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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