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모친, 영안실도 못 들어가…러 당국이 시신확인 막는다"

정혜인 기자 2024. 2. 1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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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옥중 사망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러시아 당국이 유족들에게 나발니의 시신을 보여주지 않고, 사망 원인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러시아 수사당국이 이들에게 '나발니 사망에 대한 조사가 연장됐다'며 조사가 얼마나 걸릴지 불확실하고, 사망원인은 아직 '미상'이라고 말했다"며 "그들(러시아 당국)은 거짓말을 하며 시간을 벌었고, (이를) 숨기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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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17일 (현지시간) 수감 중 사망한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진이 런던 러시아 대사관 밖에 붙여져 있다. 2024. 2. 18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러시아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옥중 사망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러시아 당국이 유족들에게 나발니의 시신을 보여주지 않고, 사망 원인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9일(현지시간) BBC·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나발니 유족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쉬는 이날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알렉세이의 어머니와 변호사가 아침 일찍 영안실에 도착했지만, 들어갈 수 없었다"며 "변호사 중 한 명은 말 그대로 쫓겨났고, 직원들은 알렉세이의 시신이 (영안실에) 있느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 수사당국이 이들에게 '나발니 사망에 대한 조사가 연장됐다'며 조사가 얼마나 걸릴지 불확실하고, 사망원인은 아직 '미상'이라고 말했다"며 "그들(러시아 당국)은 거짓말을 하며 시간을 벌었고, (이를) 숨기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인 나발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힌다.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의 각종 비리와 부패를 폭로하는 반푸틴 활동을 벌이다 지난 2021년 1월에 체포됐다.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를 극단주의·사기·법전 모독 등의 혐의로 징역 30년 형을 선고했다.

/사진= 알렉세이 나발니 유족 대변인 키라 야르미쉬 엑스(옛 트위터)


러시아 교정 당국은 지난 16일 나발니가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사망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교정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나발니 유족과 그의 지지자들은 나발니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살해 가능성을 제기하며 나발니의 사망이 러시아 정부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나발니의 사망 배경에 푸틴 대통령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나발니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은 푸틴의 잔인함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라며 "아무도 속아선 안 된다"고 비난했다. BBC에 따르면 에스토니아의 마르구스 차크나 외무장관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외무장관 회담에서 "푸틴은 살인자다. 그는 민주주의, 자유를 위해 싸운 한 사람을 살해했다"며 "이것이 우리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계속 나아가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크렘린궁은 서방의 이런 지적에 반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발니 사망에 대한 서방의 반응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나발니의 죽음에 대한 조사는 러시아 법에 따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의 사망에 어떻게 반응하느냐는 질문에 "추가할 말이 없다"고만 답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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