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활동은 허용되고 방첩업무는 안되나”… 中 정보당국, 美 ‘내로남불’ 행태 비난

美 CIA 對中 정보수집 등 강화
반간첩법에 나쁜 이미지 씌워
예방·단속 ‘법적 무기’ 불가피
中 반간첩법 개정 시행 합리화

중국이 자국의 반간첩법을 비판한 미국이 최근 중국에 대한 첩보 활동을 강화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내로남불’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자료사진. AP

중국 국가안전부는 18일(현지시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을 통해 “첩보 활동만 허용되고 방첩 활동은 허용되지 않느냐”며 “최근 몇 년간 미국은 한편으로는 중국에 대한 첩보 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방첩 업무를 위한 반(反)간첩법에 나쁜 이미지를 씌우려고 시도했다”고 비판했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최근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 기고를 겨냥한 것이다. 번스 국장은 “러시아가 가장 즉각적인 도전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더 큰 위협”이라며 “CIA는 지난 2년간 전체 예산에서 중국 관련 정보 수집, 작전 및 분석 등 중국에 집중하는 비율을 두 배 이상 늘렸다”고 밝혔다.

국가안전부는 “미국 CIA가 중국 내 정보 네트워크를 재건하고 중국으로부터 정보를 훔치려는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거듭 선언한 이후 우리는 엄격한 예방과 단속이라는 법적 무기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며 반간첩법 개정 시행을 합리화했다. 그러면서 “(반간첩법은) 합법적인 행위와 간첩 행위의 경계가 명확하게 정의돼 있다”며 “정상적인 상업 활동, 과학 연구 협력, 학술 교류 등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인 유학생들이 안보 문제로 미국 입국을 거부당한 사례도 문제 삼았다. 왕샤오훙(王小洪) 공안부장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을 만나 “미국은 중국 유학생에 대한 부당한 조사를 중단하고, 중국 공민(시민)이 공평한 입국 대우와 충분한 존엄성을 보장받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지난달 29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최근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던 많은 중국인 유학생이 미국 보안요원들로부터 무단으로 신문과 괴롭힘을 당했다”며 이들은 비자가 취소돼 본국으로 돌아와야 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