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댄데 고령층 금융점수 ‘비상’…팔 걷어붙인 은행권
시중은행, 시니어 대상 다양한 금융교육 실시
한국 사회가 초고령사회로 진입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60~70대 노령층의 금융이해력은 미흡한 가운데, 은행권이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이해력이란 합리적이고 건전한 금융 활동을 영위하기 위해 금융소비자가 갖춰야 할 능력을 의미하며, 금융 지식과 금융 태도, 금융 행위 등으로 이를 측정한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지난 2022년 만 18~79세 성인 2천400명을 대상으로 금융이해력을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디지털 금융이해력 점수는 42.9점으로, 일반 금융이해력 점수(66.5점)를 크게 하회하며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0대 고령층(36.0점), 저소득층(39.4점) 및 고졸 미만(35.9점) 등의 디지털 금융이해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과 한은이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저소득층, 노년층 대상 금융 기본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은행권 역시 이에 동참한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금융교육 센터 ‘신한 학이재’를 통해 디지털과 비대면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 등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다양한 디지털 금융 교육 및 기기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금융 앱 ‘신한 쏠(SOL) 쉬운 가이드’ 교육, 실제 무인점포와 동일한 환경에서 교육용 신분증과 통장 등 별도 제작한 교보재를 활용한 디지털 금융 기기 체험, 체험환경에서 발급한 모의 체크카드로 음식점, 기차역 등 일상 곳곳에서 접할 수 있는 생활형 키오스크 체험 등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보이스피싱, 파밍, 스미싱 등 금융사기 피해로부터 시니어 등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고자 신한은행 대국민 캠페인 ‘가족 암호 만들기’를 홍보하고, 금감원이 마련한 보이스피싱 체험관과 신한은행 ‘지켜요’ 프로그램을 통해 금융사기 피해 예방 교육도 진행한다.
특히, 디지털로 구현되는 사진 인화기와 게임 테이블, VR 기기 체험, 전자동 전신 안마기 등도 마련해 시니어를 비롯한 다양한 고객들이 디지털 사회와 익숙해지는 과정에 재미를 더했다.
신한 학이재는 월 평균 300여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금융교육을 진행 중이며, 지난해 9월 개관 이후 약 1천500명 시니어 고객을 위한 교육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디지털배움터’ 성과보고회와 금감원 포용금융실 주재로 진행한 전 은행원 간담회에서 우수사례로 소개됐으며, 금감원과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 국제교류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이달 인천대 금융소비자보호 연구소와 업무협약을 통해 인천대 학생 12~15명을 ‘디지털 어시스턴트’로 선발·임명하고 신한 학이재 디지털 금융교육 전 과정에 참여하도록 해 세대통합(대학생+고령자)형 디지털 포용사회를 위한 문화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디지털배움터에서 디지털 금융교육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신한 쏠 쉬운 가이드를 업그레이드한 ‘신한은행 디지털 플랫폼 애뮬레이터’를 전국 디지털배움터에서 공급해 디지털 금융교육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시니어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디지털 금융교육, 금융사기 방지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이달부터 12월까지 60~70대 시니어 2천400여명을 대상으로 120회에 걸쳐 교육을 진행한다.
주요 내용은 KB스타뱅킹 콘텐츠 등을 포함한 디지털 금융교육 및 금융사기 예방 교육이며, 모바일 뱅킹 활용법과 계좌통합관리, 금융사기 예방법을 집합 대면 교육으로 실시한다.
모바일 뱅킹 활용 교육에는 앱 다운과 회원가입, 통장 개설, 모바일인증서 발급 및 계좌 송금 등 과정이, 계좌정보 통합관리교육에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이해, 휴면계좌 조회 및 해지, 내 자동이체 정보 조회하기 과정이 포함됐다.
디지털 금융사기 예방 교육은 디지털 금융사기의 이해 및 대응법, 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스마트폰 설정으로 이뤄졌다.
이외에도 국민은행은 서울시 내 5개 행정구 어르신 복지관과 협력해 고령층 고객을 대상으로 ‘KB 시니어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찾아가는 금융 서비스 및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제공 중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6일 디지털 금융 소외계층의 디지털 금융 문해력 향상을 위한 금융교육 앱 ‘하나원큐 길라잡이’를 출시했다.
하나원큐 길라잡이는 하나은행이 지난해 7월 교육부와 체결한 ‘디지털 금융 문해력 향상 및 금융소비자 보호 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 내용 중 금융 문해 교육 플랫폼 개발 협력 계획을 실천한 것이다.
거래 내역 조회와 계좌이체, 공과금 납부 등 금융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자주 이용하는 기능들을 실제 ‘하나원큐’ 앱과 최대한 유사하게 구현해 교육용 앱 학습 후 큰 어려움이 없이 실제 하나원큐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등 실효성 있는 디지털 금융 학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하나은행은 교육부 및 국가평생교육진흥원과 협업을 통해 올해 상반기까지 디지털 금융 문해 교육 교과서를 출시할 예정이며, 교과서와 하나원큐 길라잡이를 활용해 디지털 금융 문해 교육을 진행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노년층 복합 디지털·IT 교육공간 ‘WOORI 어르신 IT 행복배움터’(이하 IT 행복배움터)를 통해 금융교육을 포함한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IT 행복배움터는 노년층의 디지털 소외현상을 해소하고 디지털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사업으로, ▲반려 로봇·스마트테이블 등 최신 디지털기기를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IT 사랑방’▲모바일 금융거래, 정보검색 등 디지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스마트 배움터’ ▲음식 주문·영화표 예매 등 일상적인 키오스크 조작방법을 연습할 수 있는 ‘키오스크 존(KIOSK ZONE)’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 2022년에는 은평점을, 지난해에는 중구점을 개소했으며 향후 중랑점·관악점·마포점·양천점을 순차 개소할 예정이다.
김수정 기자 ks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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