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비율 높이자"… 금융지주 자본증권 발행

김경렬 2024. 2. 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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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들이 신종자본증권, 코코본드와 같은 자본성증권 증액 발행에 앞 다퉈 나서고 있다.

지난달 25일 신한지주 역시 신종자본증권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가 자본적정성 제고와 기존 신종자본증권의 차환을 위해 발행 러시에 나서고 있다"라며 "다만 이처럼 우량채가 쏟아지는 금융지주의 행보가 시중 자금을 빨아들여 제2금융권 이하 사업장의 조달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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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상 자본 인정돼 개선효과
<연합뉴스>

금융지주사들이 신종자본증권, 코코본드와 같은 자본성증권 증액 발행에 앞 다퉈 나서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이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돼 자본비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부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은 상황에서 건전성 지표를 관리하기 안성맞춤인 것이다. 특히 올해는 작년에 비해 금리가 가라앉아 발행 환경도 우호적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5일부터 진행한 수요예측을 통해 총 4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고 이날 확정 공시했다. 앞서 27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로 했는데 운영자금으로 1300억원을 더 쓸 수 있게 됐다. 수요예측 결과 표면이자율은 4.45%다.

연초부터 금융지주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러시는 이어졌다. 지난달 25일 신한지주 역시 신종자본증권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총 4000억원 규모로 표면이자율은 4.49%다. 이달 들어 우리금융이 같은 표면이자율로 2800억원에서 4000억원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KB금융은 지난 16일 2700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겠다고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4대 금융지주가 모두 증액 발행에 성공한 만큼 KB금융 역시 수요예측 후 발행규모를 증액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방금융지주도 증액 발행에 성공해 분위기를 이어갔다. BNK금융지주는 지난 5일 지방지주 중 올해 처음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섰다. 수요예측 결과 발행규모를 기존 135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증액하기로 했다. 표면이자율은 4.97%로 4대금융에 비해 다소 높았다.

이처럼 금융지주가 연달아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것은 발행 환경이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지주의 조달 금리는 전년대비 하락했다. 신한금융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금리는 지난해 5.4%에서 올해 4.49%, BNK금융지주의 발행금리는 5.7%에서 4.97%로 각각 하락했다.

특히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이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인식된다는 강점이 있다. 올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신한금융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0.13%포인트, 우리금융의 자본비율은 0.18%포인트, BNK금융의 자본비율은 0.25%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자본비율이 높아지면 사업 확장 여력이 생긴다.

상황에 따라 물량을 조절할 수도 있다.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영구적이지만, 5년이 지나면 발행사가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는 조기상환권(콜옵션)이 붙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금융지주가 남는 돈을 충당금과 포용금융에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연한 자본 관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가 자본적정성 제고와 기존 신종자본증권의 차환을 위해 발행 러시에 나서고 있다"라며 "다만 이처럼 우량채가 쏟아지는 금융지주의 행보가 시중 자금을 빨아들여 제2금융권 이하 사업장의 조달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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