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부 상징에서 보수 상징으로”…탁신 가석방 후폭풍 거센 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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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가장 분열적 인물'인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 가석방을 둘러싸고 태국이 또다시 갈라지고 있다.
탁신 전 총리는 태국 정치사에서 가장 분열적인 인물이다.
태국 시민 사회는 집권 여당이라는 '뒷배'를 가진 탁신 전 총리가 군부, 왕실과 결탁해 특혜를 받았다고 본다.
반면 그의 지지자들은 밤새 탁신 전 총리의 집 앞에서 환영 현수막을 들고 "탁신이 돌아오니 나라가 발전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그를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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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당 '상왕', 왕실·군부와 결탁해 사면
‘태국에서 가장 분열적 인물’인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 가석방을 둘러싸고 태국이 또다시 갈라지고 있다. 부패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그가 단 하루도 감옥에서 보내지 않고 세상에서 밖으로 나오게 되면서 특혜 논란이 커진 탓이다. 한때 반(反)군부 상징이었던 그가 군부와의 야합으로 영어의 몸에서 풀려나면서 진보 진영에서는 거센 비난이, 보수 진영에서는 그가 새로운 ‘정치적 상징’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탁신 석방 투명성 부족” 거센 반발
19일 더네이선 등에 따르면 태국 제1 야당 전진당(MFP)은 성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은 (탁신 전 총리 석방 이유를) 궁금해한다”며 “지난 180일간 탁신을 둘러싼 사건과 (석방) 과정, 건강 상태에 대한 투명성이 모두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또 탁신 전 총리의 석방을 ‘특권’이라고 규정하며 “법이 평등하게 적용된다는 원칙에 위배된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도 그가 가석방을 받을 만한 근거가 없다며 국가부패방지위원회(NACC)에 구체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피치트 차이몽콜 태국개혁네트워크 대표는 “사법당국 주장대로 탁신이 중병을 앓고 있다면 가석방을 받고 (수감 중이던) 병원을 바로 떠나지 못했을 것”이라며 “퇴원은 국민을 호도하기 위한 연출”이라고 지적했다.
탁신 전 총리는 태국 정치사에서 가장 분열적인 인물이다. 2001년 2월 총리직에 오른 이후 20년 넘게 국가 전체가 그를 중심으로 극명히 갈라져 있다. 평가 역시 극명하게 엇갈린다. 추종자들은 민생을 중시한 ‘국부급 지도자’라 부르고, 반대자들은 ‘부패한 포퓰리스트’라고 비판한다.
지난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그는 부패 혐의 등으로 기소되자 2008년 판결을 앞두고 망명했다. 지난해 8월 최측근인 세타 타위신이 총리로 선출되자 같은 날 오후 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법원에서 8년형을 선고받았지만 건강 악화를 이유로 수감 당일 곧바로 경찰 병원으로 이송됐고, 반년 동안 VIP 병실에 머물다 18일 가석방됐다. 실제 감옥에서 있던 시간은 반나절도 안 되는 셈이다.
“진정한 권력은 탁신 손에”
태국 시민 사회는 집권 여당이라는 ‘뒷배’를 가진 탁신 전 총리가 군부, 왕실과 결탁해 특혜를 받았다고 본다. 이 때문에 그의 사면에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연일 법무부 앞에서 공정한 사법 질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반면 그의 지지자들은 밤새 탁신 전 총리의 집 앞에서 환영 현수막을 들고 “탁신이 돌아오니 나라가 발전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그를 환영했다.
탁신 전 총리가 정치 활동을 재개할지도 관심사다. 그의 ‘오른팔’이 현 총리를, 막내딸 패통탄 친나왓이 집권당 대표를 맡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정치권에서 입김이 더욱 짙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는다. 군부 등 기성 정치권과 손잡고 국가 주도 개발 사업 등에 관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태국 방콕 마히돌대 사회과학대 푼차다 시리분나부드 교수는 스트레이츠타임스에 “진정한 권력은 탁신 손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태국 내에서 세를 불리는 진보 진영에 맞서는 ‘보수의 상징’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티티폴 팍디와니치 우본랏차타니대 교수는 “탁신이 자유주의 세력에 맞서는 보수의 희망으로 여겨지면서 복귀(사면)가 허용됐다”며 “앞으로 군부·왕실과 동맹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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