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죽음에 서방 결집할까… '포스트 나발니' 부재에 푸틴 제어는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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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승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세계의 믿음을 흔들어놓았다."
1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파죽지세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서방의 위기감을 이같이 평가했다.
마이클 맥폴 전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는 "서방 관료들이 푸틴의 잔혹성을 무시하기 더 어려워졌다"며 공화당이 더 이상 조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을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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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측근 의원도 "러 테러지원국 지정"
"나발니 시신 멍 자국" 보도에도 푸틴 침묵
“러시아의 승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세계의 믿음을 흔들어놓았다.”
1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파죽지세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서방의 위기감을 이같이 평가했다. 16일 그의 최대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가 의문사로 제거됐고, 17일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요충지 한 곳을 점령했다. 분열된 서방은 국내외 입지를 굳혀가는 푸틴 대통령에게 반격할 수 있을까.
EU·미국서 반러 움직임 확산
일단 단결 움직임은 있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유럽연합(EU)의 입법부인 유럽의회에서 영국과 안보 협정을 체결하자는 주장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유럽의회 중도 성향 정치그룹 ‘리뉴 유럽’이 제안한 것으로, 지난 2016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당시 결렬된 군사·정보·대테러 협력 논의를 재시작하자는 취지다.
발레리 에이에 '리뉴 유럽' 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브렉시트 이후에 생긴 문제들을 고려하면 안보 논의가 가속화돼야 한다. 안보는 향후 5년간 EU의 최우선순위”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반(反)러시아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인사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미국 CBS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자”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친러 행보를 정면으로 뒤엎은 발언이다. 앞서 공화당 톰 틸리스·존 코닌 상원의원 등도 당내 친러 성향 인사를 공개 비판했다.
마이클 맥폴 전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는 "서방 관료들이 푸틴의 잔혹성을 무시하기 더 어려워졌다"며 공화당이 더 이상 조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을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트럼프, 푸틴 비판 대신 연일 침묵
다만 비관론이 더 우세하다. 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직까지 나발니 사망에 대해 비판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되레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를 탄압하듯, 바이든 대통령이 나를 탄압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당내에서 압도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가 바뀌지 않는 한 공화당의 변화도 묘연하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트럼프는) 푸틴이 정적을 살해한 게 별일 아니라고 치부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푸틴 대통령의 국내 지배력도 꿈쩍 않는 모양새다. 나발니 사망 이후 러시아 전역에서 반정부 정서가 산발적으로 표출되기는 하지만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할 '포스트 나발니'가 마땅치 않다. 나발니가 압도적인 네트워크를 보유했던 데다가 이렇다 할 후계자도 없었기 때문이다. 17일 독일 뮌헨안보회의 참석 중 나발니의 사망 소식을 듣고 서방의 대응을 촉구한 나발니의 아내 율리아 나발나야 정도가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된다.
NYT는 "나발나야를 제외하면 나발니의 지휘봉을 이어받을 명확한 인물이 없다"고 짚었다. 나발나야는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러시아 독립 언론 노바야가제타유럽은 '나발니의 시신이 시베리아 북부 살레하르트 마을 병원에 안치돼 있으며, 시신에서 독극물 노비초크 중독 결과로 추정되는 멍 자국이 발견됐다'고 상황 설명을 들은 익명의 구급대원을 인용해 보도했다. 노비초크는 신체에 경련을 일으켜 멍이 들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이날까지 나발니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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