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PPI 접고 P-CAB 키운다 [한양경제]

권태욱 기자 2024. 2. 19. 18: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P-CAB, 약효 좋아 PPI 빠르게 대체
시장점유율 HK이노엔, 대웅제약 1·2위
일동, 2상진입·제일, 국내신약 37호 기대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연합뉴스

국내 제약사들이 차세대 칼륨 위산분비억제제(P-CAB)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위 속의 음식물, 위산 등이 식도로 역류해 통증을 유발하는 병이다. 커피와 탄산음료의 섭취 증가 등 식습관의 서구화 등으로 인해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444만명이었던 환자 수는 2022년 490만명으로 늘었다.

위식도역류질환을 비롯한 국내 위장약 시장은 기존 프로톤펌프억제제(PPI)와 P-CAB 계열 신약으로 양분됐다. 기존의 표준 치료약물이었던 PPI는 식전 30분~1시간 전에 복용해야 하고, 복용 후에도 6~7시간 후에야 효과가 나타나는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

반면 P-CAB은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 펌프를 가역적으로 차단하는 신약이다.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이 가능하고, 복용 즉시 효과가 빠르고, 길게 나타나는 등 편의성과 약효로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실제 P-CAB 처방이 증가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집계 결과 국내 P-CAB 계열 약물의 원외처방액은 2022년 1천400억원대에서 지난해 2천억원대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P-CAB 계열 약물의 시장성이 확인된 만큼 제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동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ID120040002’ 임상2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ID120040002는 현재 HK이노엔의 ‘케이캡’, 대웅제약 ‘펙수클루’와 같은 P-CAB 기전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물질이다.

일동제약은 이번 임상2상에서 국내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 147명을 대상으로 기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인 ‘에소메프라졸’ 성분 또는 가짜약(위약) 대비 ID120040002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다.

임상시험은 3월부터 본격 시작하며, 2025년 2월 종료를 목표로 한다. 국내 임상시험 참여기관은 서울아산병원, 은평성모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강북삼성병원 등 12곳이다.

HK이노엔의 ‘케이캡’은 국산 30호 신약으로 2019년 출시 후 4년 연속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는 미국, 중국을 포함해 35개국에 기술수출 또는 완제품 형태로 진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HK이노엔 미국 파트너사인 세벨라는 현재 케이캡에 대해 △미란성식도염(1천250명) △비미란성식도염(800명) 등 2개 적응증으로 나눠 각각 임상 3상을 진행해왔다.

대웅제약이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는 지난해 11월 국내 처방액 55억원으로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누적 처방액은 600억원을 넘어섰다.

펙수클루는 P-CAB 계열 의약품으로, 국산 34호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대웅제약은 2025년까지 30개 국가에 품목허가신청서를 제출하고 2027년까지 100개국에 진출하며 2030년에 펙수클루 단일품목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펙수클루의 해외 품목 허가 신청 국가는 누적 12개국이다. 이 중 필리핀·에콰도르·칠레·멕시코 4개국에서 허가 승인을 받았다. 대웅제약은 연내 누적 20개국까지 품목 허가 신청 국가 수를 늘릴 계획이다.

이외에 제일약품의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도 세 번째 국산 P-CAB 제제 신약 자리를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자스타프라잔’의 품목허가신청서를 제출해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다.

자스타프라잔은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29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결과, 자스타프라잔의 점막 결손 치료 효과와 안정성이 나타났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해외 학회 임상 3상 결과 발표에 따르면 300명의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자스타프라잔과 에소메프라졸(기존 PPI 제제)을 비교한 연구 결과, 다기관, 무작위, 이중맹검, 활성 대조 임상에서 자스타프라잔은 97.9%의 높은 치료율을 나타냈다.

4주간 투여때 비교군보다 7.44% 높은 치료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최종적으로 자스타프라잔이 대조약인 에소메프라졸 대비 약효 및 안전성 측면에서 열등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했다. 업계는 자스타프라잔이 국산 신약 37호로 유력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위식도 역류 질환 치료 패러다임이 기존 ‘양성자 펌프 억제제(PPI)’에서 강력한 효과의 P-CAB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제약업계의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태욱 기자 lucas45k@hanyangeconomy.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