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계약 200건…외면당한 보험 플랫폼

최한종 2024. 2. 1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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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출범한 보험비교서비스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여러 보험사 상품을 네이버, 카카오 등에서 한 번에 비교할 수 있어 큰 기대를 모았지만, 기존 온라인 상품보다 비싼 보험료로 인해 이용 실적이 저조한 상황에 내몰렸다.

통상 보험사의 다이렉트사이트를 통해 한 주 평균 14만 건의 계약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험비교서비스 실적은 전체 온라인 판매의 1% 수준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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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보험업계 수수료 갈등
한 달간 車보험 체결 5500건
온라인 판매 1% 수준에 그쳐
핀테크 "보험사가 고의 훼방"
보험사 "수수료 비싸 불가피"

지난달 출범한 보험비교서비스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여러 보험사 상품을 네이버, 카카오 등에서 한 번에 비교할 수 있어 큰 기대를 모았지만, 기존 온라인 상품보다 비싼 보험료로 인해 이용 실적이 저조한 상황에 내몰렸다. 이 와중에 핀테크와 보험사들은 비싼 보험료를 놓고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다.

보험료 3%가량 비싸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보험비교서비스가 출범한 이후 이달 16일까지 4주간 이 서비스를 통해 체결된 자동차보험 계약은 약 550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200건 안팎에 불과하다.

통상 보험사의 다이렉트사이트를 통해 한 주 평균 14만 건의 계약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험비교서비스 실적은 전체 온라인 판매의 1% 수준에 그친다.

기존 다이렉트사이트보다 비싼 보험료가 흥행 부진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본지 기자가 2022년식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의 DB손해보험 연간 자동차보험료를 비교한 결과 다이렉트사이트에선 87만4460원인데 네이버페이에선 90만3780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보장 범위와 한도 등은 같지만 보험비교서비스를 통해 가입한다는 이유만으로 3.35%(2만9320원)가량 비쌌다.

보험사는 핀테크사에 내는 수수료 때문에 보험료를 비싸게 책정했다는 입장이다. 보험사는 보험비교서비스에서 상품이 판매될 때마다 보험료의 3%가량을 핀테크사에 수수료로 내고 있다.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85%를 차지하는 4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는 기존 온라인 보험료에 이 수수료를 더하는 방식으로 보험비교서비스 상품 가격을 설정하고 있다.

핀테크 “수수료 인하 어려워”

토스가 먼저 한발 물러섰다. 서비스가 안착할 때까지 수수료를 받지 않고, 향후 1% 수준만 받겠다고 금융당국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4개 보험사는 “다른 핀테크사도 수수료율을 낮추면 보험료를 기존 다이렉트사이트 수준으로 내리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토스를 제외한 다른 핀테크 업체들은 반발했다. 보험비교서비스를 선보인 11개 핀테크사는 최근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주재로 수수료율 책정에 관한 회의를 한 끝에 수수료율을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굳혔다. 한 핀테크사 관계자는 “서비스 흥행에 훼방을 놓은 대형 보험사들이 비판 목소리가 커지자 토스의 수수료율 인하를 계기로 수수료율을 조정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 핀테크 업체들은 구조적으로 수수료율을 더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존에 결정된 수수료율을 토대로 인력을 투입하고 인프라를 확충했는데 이를 갑자기 더 낮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보험비교서비스 준비 상황을 설명하면서 수수료율이 4%대 수준으로 결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수수료율은 작년 말 출범을 앞두고 3%대 수준으로 이미 한 차례 낮아졌다.

반면 보험업계는 핀테크사에 내는 수수료가 비싸 높은 가격을 매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보험산업의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수수료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수료율을 그대로 둔다면 보험상품 판매 주도권이 플랫폼업계로 넘어갈 수 있다”며 “보험산업이 소수 핀테크사에 휘둘리는 상황을 막기 위해선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보험비교서비스를 야심 차게 출범시킨 금융당국은 난처한 입장에 놓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현실적 대책을 마련하고자 여러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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