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파리 올림픽 꿈꾼다, 브라질 ‘한 팔 탁구선수’ 알렉산드르

부산/박강현 기자 2024. 2. 1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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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는 내 삶이자 행복”

브라질의 ‘한 팔 탁구 선수’ 브루나 코스타 알렉산드르(29·세계 229위)가 부산세계탁구선수권에서 눈부신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2024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동시에 출전하는 꿈을 품은 채 전진하고 있다.

브라질의 한 팔 탁구 선수 브루나 알렉산드르가 서브를 넣는 모습.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조직위

1995년생인 알렉산드르는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백신으로 인한 혈전증으로 오른팔을 절단해야 했다. 오른팔이 있었다는 기억조차 없다고 한다. 먼저 탁구를 시작한 오빠를 따라 7살에 라켓을 들었다.

난관은 있었다. 알렉산드르는 “왼팔로만 공을 서브하고 처리하는 게 어려웠다”고 말한다. 비장애인 선수들은 오른손잡이면 왼손, 왼손잡이면 오른손을 이용해 서브를 한다. 알렉산드르는 오른팔이 없기 때문에 왼손에 쥔 탁구채 위에 공을 올려놓고 이를 높이 띄워 서브하는 본인만의 방법을 개발해냈다. 그러면서 차근차근 어떤 선수와 싸워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부단한 훈련을 통해 실력을 갈고 닦은 알렉산드르는 어느새 ‘올림픽 출전’까지 꿈꾼다.

알렉산드르는 장애인 탁구 무대에선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2014년 베이징 세계장애인탁구선수권 단식 및 단체전 동메달을 따냈고, 2017년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대회 단체전에선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6년 안방에서 열린 리우 패럴림픽 여자 단식과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3년 전 도쿄 패럴림픽에선 단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브라질의 한 팔 탁구 선수 브루나 알렉산드르가 공을 치는 모습.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조직위

알렉산드르는 올해 2024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하는 꿈을 이루고자 한다. 그의 롤모델은 4차례 올림픽에 나섰고, 패럴림픽에선 금메달 6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수집한 폴란드의 ‘한 팔 탁구 레전드’ 나탈리아 파르티카(35). 패럴림픽 출전은 이미 확정됐고, 이번 부산 세계선수권에서 8강 안에 들면 그는 파리 올림픽 단체전 출전권을 거머쥐게 된다. 알렉산드르는 “파리 올림픽에 가고, 패럴림픽에선 은메달을 땄기 때문에 (단식) 금메달이 목표”라고 말했다.

알렉산드르는 ‘삼바 탁구’의 놀라운 활약에 앞장서고 있다. 브라질 여자 대표팀의 세계 랭킹은 14위. ‘강호’로 분류되진 않는다. 조별리그 2조에서 경쟁하는 브라질은 남아프리카공화국(31위)과의 1차전, 룩셈부르크(19위)와의 2차전에서 알렉산드르의 맹활약에 힘입어 2연승을 일궜다. 알렉산드르는 모두 비장애인 선수와 맞붙어 이겼다. 19일 오후 8시 일본(2위)전과, 20일 오후 5시 이란(35위)전을 앞두고 있다.

“탁구는 내 삶이자 행복”이라고 말하는 알렉산드르는 “누구나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 모든 것이 가능하단 걸 보여주고 싶다. 안 좋은 시기가 오거나 힘든 순간이 오더라도, 자신을 믿고 계속 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팔엔 “무언가를 주면 반드시 무언가가 되돌아온다”는 의미와, 올림픽·패럴림픽 날짜와 각각의 엠블럼을 담은 문신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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