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한꺼번에 2000명 증원은 정치쇼"…총선 정국 새 뇌관

"혼란·반발 극대화 후 규모 축소해 타협할 거란 시나리오 있어"
"민생문제 정략적 접근…포퓰리즘 아닌 국민 살리는 정책 돼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2.1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강수련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19일 윤석열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과 관련 "정치쇼"라고 규정하고 비상대책기구를 만들어 의사협회 측과 협의에 나선다는 방침을 내세우면서 의대정원 확대가 또 다른 정국 뇌관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닌 과정의 중요성을 언급, 의사단체들의 반발까지 수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떻게 한꺼번에 2000명을 증원하겠다는 발상을 할 수 있는지 참 걱정"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항간에 이런 시나리오가 떠돈다"며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던진 다음 혼란과 반발을 극대화해서 국민의 관심을 끌어모은 후, 누군가가 나타나서 규모를 축소하면서 원만하게 타협을 끌어내는 그런 정치 쇼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인데 저도 똑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 정부에서 10년간 연간 400명 정도를 증원하자고 제안했는데 무려 5배가 되는 연간 2000명을 당장 증원하면 현재 의대가 수용할 수 있는가"라며 "불가능하다고 본다. 정책 당국도 다 예측했을 것이고 그 정도 바보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생·국정 문제를 정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정말로 심각한 일"이라며 "의사 수를 늘리는 일은 단순히 덧셈하는 산수 문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선 찬성하지만 절차적 과정이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공공의료·필수 의료·지역의료 확충을 위해서 정원 확대가 필요하지만 그 내용 역시도 공공의대 설립, 또 지역의대 설립·지역의사제 도입 같은 중요한 콘텐츠들이 있어야 한다"며 "총선용 포퓰리즘·정략이 아니고 국민을 살리는 실현 가능한 정책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의사 단체들의 집단 반발을 막기 위해 비상 대책기구를 만들어 협의를 이어가는가 하면 정부·여당과도 협조를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점진적으로 의사 수를 늘리는 쪽으로 협의하고 그 내용조차도 공공·지역 의료를 확충하는 방식으로 가능한 안을 저희가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김민석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정책기획단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추가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말씀 취지는 정원을 늘리는 데 대해 정부가 좀 더 치밀하게 준비했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실제 2000명의 의대 정원을 늘렸을 때 교육시설, 교수진 등에 대한 준비 상황이 어떤지 정부가 국민에 소상히 밝히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