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춘제에 내수·증시 '반짝 봄바람'… 짠물 소비는 여전
코로나전보다 19% 증가 불구
1인당 평균소비는 되레 줄어
해외여행객도 5년새 43% 뚝
리창까지 나서 경기부양 주문
11조 부동산지원·유동성 공급
중국이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소비 회복에 대해 강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연휴 동안 국내 여행·관광 수요가 폭증하며 '명절 특수'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것이다. 당국은 이를 발판 삼아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5%대를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19일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춘제 연휴(2월 10~17일) 동안 국내 여행객 수는 4억7400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3% 급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19.0% 증가했다. 여행객들이 지출한 비용도 6326억8700만위안(약 117조원)으로 2019년에 비해 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여유부 관계자는 "올해 춘제 연휴에는 정책, 공급, 홍보 등 다양한 요인으로 도시·농촌 주민들의 여행 의욕이 고조됐다"며 "여행객 수, 지출 규모 등 여러 지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말했다.
춘제 연휴 동안 소매·외식 업계 매출도 크게 늘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춘제 연휴에 전국 소매·외식 업체의 전체 매출은 1년 전보다 8.5% 증가했다. 분야별로 보면 친환경 유기농 식품과 금·은·보석 매출은 약 20%, 대형 슈퍼마켓 매출은 약 10%, 외식 업체 매출은 약 17% 증가했다.
중국 정부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둔화돼온 내수와 소비가 살아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리창 중국 총리는 지난 18일 국무원 회의에서 "고품질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대중과 기업이 우려하는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정책 수립과 시행의 일관성·안정성을 유지해 전 사회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며 경제 문제에 대한 신속한 해결을 주문했다.
최근 중국 내에서 국산을 이용하자는 취지의 '궈차오(國潮·애국 소비)' 열풍이 불고 있는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기세를 반영하듯 이날 중국의 대표 주가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춘제 연휴가 시작된 전 거래일(8일) 대비 1.56% 오른 2910.54를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유동성 공급에도 적극 나선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국유은행들은 정부의 주문에 따라 적격 부동산 프로젝트에 대해 최소 600억위안(약 11조1150억원)의 대출을 배정했다. 농업은행은 이날 화이트리스트에 들어간 부동산 프로젝트에 대해 400억위안(약 7조4000억원) 이상의 대출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화이트리스트는 중국 지방정부들이 시장 침체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부동산 개발 업체나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리스트로, 지난달 26일 기준 총 3218개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단기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1.8%)로 320억위안(약 5조9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춘제 특수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올해 춘제 연휴가 긴 편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 여행객 1인당 소비 여력은 전보다 줄었다는 분석이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올 춘제 연휴에 여행객 1인당 1일 평균 소비액은 166위안(약 3만750원)으로 지난해 174위안(약 3만2000원)보다 5% 가까이 줄었다. 그만큼 소비 회복 속도가 더디다는 의미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해외 여행이 급감한 것도 눈에 띈다. 문화여유부와 국가이민관리국에 따르면 올해 춘제 기간 당시 출국자 수는 2019년(631만명)보다 42.9% 감소한 360만명에 불과했다. 지갑이 얇아지자 해외 여행 대신 국내 여행을 택한 소비자가 많아졌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4개월 연속 소비자·생산자물가 동반 하락에 따른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 확대와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 과도한 지방정부 부채 문제, 급격한 외국인 투자 감소 등도 중국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인이다. 특히 지난해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330억달러(약 44조원)로 3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정학적 위기 고조, 미국과 중국 간 금리 차, 반간첩법 시행 등으로 외국 기업들의 '탈(脫)중국'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 서울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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